"현재를 보여달라" 요구받는 SK(주), SK E&S 배당여력이 고민
입력 2016.08.26 07:00|수정 2016.08.29 11:36
    SK㈜ 지주사 수익, 자회사 SK E&S 사업 악화에 타격
    • SK그룹이 지주사 SK㈜의 미래 기업가치 띄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현재'의 실적과 수익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배당을 올려주는 자회사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SK E&S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영업환경의 변화가 고민이 되고 있다.

      SK㈜는 지난해 SK C&C와의 합병 이후 '5대 신사업'(ICT통합솔루션·LNG·반도체모듈·반도체소재·바이오)을 미래 성장 사업으로 선정,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투자자들과도 자주 접촉, 이에 대한 진행 상황을 알리는 등 소통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대표적인 척도인 주가의 경우, 합병이 마무리된 작년 8월 30만원까지 상승을 보인 SK(주)의 주가는 이후 하락을 반복해 20만원 대에 멈춰있다.

      시장에선 SK㈜가 2018~2020년부터 성과가 시작되는 중·장기 계획 발표에만 치중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은 향후 수차례 임상 시험을 거쳐야 하는 등 리스크를 안고 있고, ICT 사업도 아직 '밑그림' 단계에 그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최근 SK하이닉스의 실적 변동성도 커지면서 관련 사업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지금 위험을 감수하며 투자하기보단, 회사가 제시한 신사업들이 성과로 나타나는 2018년까지 지켜보자는 심리가 반영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불확실한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데 머물지 말고, 배당 수익 감소·부진한 자체사업 등 당면한 과제들에 대한 해법을 명확하게 제시해 달라는 의미다.

    • 이를 위해서는 SK㈜가 거느리고 있는 자회사들의 실적개선이 필수적이다.

      현재 SK㈜의 사업영역 가운데 자회사 배당 등으로 수익을 얻는 '지주사업'의 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에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에 달한다. 나머지가 기존 SK C&C의 IT서비스 등으로 구성된 '자체 사업'이다.

      이 배당에 큰 영향을 주는 회사가 100% 자회사인 SK E&S다. 올 상반기 SK㈜가 자회사 배당 수익으로 거둔 5746억원 가운데 약 절반(2160억원)이 SK E&S가 올린 몫이다. 그간 조 단위 금액이 투입된 SK E&S의 투자성과들이 내년부터 가시화되면 SK E&S이 지주사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존재감은 더 커질 전망이다.

    •  하지만 SK E&S의 상황마저 녹록지 않다는 게 문제다.

      올해 초 SK E&S가 지주사에 올린 배당은 전년(3368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민자 발전 업황 악화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줄었고, 이에 따라 배당을 결정 짓는 연결 기준 순이익과 배당 성향이 줄어든 점이 반영됐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며 내년도 배당 확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SK E&S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1200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3424억원)보다도 크게 감소했다.

      결국 LNG 민자 발전 업황 악화의 타격이 적지 않고, 여타 고유가 시절 투자가 결정된 투자건들도 최근 유가 하락 등 급격히 악화한 영업 환경에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총 2조원 가까운 투자가 집행, 내년 상반기 가동될 위례 및 장문 발전소의 경우. 현재 운영 중인 광양 및 하남 발전소 발전규모(약 1500MW)의 1.5배가 넘는 설비를 보유하지만 전력 공급과잉으로 예전 같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LNG발전의 영업이익을 결정하는 전력도매가격(SMP)이 2012년 키로와트(Kwh)당 180원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70원대까지 급락했다.

      차입금 규모도 부담이다. SK E&S는 원재료 확보에서 최종 발전 사업에 이르는‘LNG 벨류체인 구축’을 목표로 투자를 집행하면서 순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사업 확장을 시작한 2012년 말 3600억원 수준이었던 차입금이 올 상반기 약 2조6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차입금 부담이 배당여력 악화 미칠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가 마무리되면 국내 민자발전 업체 중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는 점엔 이견이 없겠지만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줄어든 데서 업황악화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