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인수기업 넥스콘에 '패키지 낙하산 인사'논란
입력 2016.08.30 11:02|수정 2016.09.02 17:19
    허세녕 전 KB데이타시스템 사장, 윤일현 부장 등
    이성규 사장과 인맥....업종 전문성 없는 순수 '은행맨'
    구조조정 전도사 아닌, 이성규 대표 '사조직화' 전락 비판
    유암코 "사장후보 맞다....네트워킹 때문에 도움된다"
    • 유암코가 인수한 넥스콘테크놀러지에 이성규 유암코 사장 관련 인사들이 CEO 및 임원후보로 참여할 준비가 이뤄지면서 '패키지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전부 KB국민은행 출신으로, 이성규 사장과 같이 근무하기도 했으며 새로 맡게 될 업무에 대한 전문성은 거의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암코는 최근 인수 완료한 넥스콘테크놀러지의 경영진 인선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허세녕 전 KB데이타시스템 사장이 최고경영자(CEO) 후보에 포함됐다. KB금융 출신인 윤일현 부장 등도 함께 넥스콘의 경영진으로 참여를 검토 중이다.

      허세녕 전 대표는 숭문고와 경희대 법률학과를 졸업, KB국민은행 스타타워 지점장과 업무지원본부장, 성남영업지원본부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2010~2011년에는 마케팅그룹 부행장을 역임하는 등 순수 'KB 은행맨'이다. IT관련 업무로는 이후 2012~2013년 2년동안 KB데이타시스템 대표를 맡은 것이 전부다.

      이성규 유암코 사장과는 2002~2005년 국민은행의 부행장(워크아웃본부, 영업지원부문)을 역임할 당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일현 부장 역시 KB맨으로, 관련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이미 사내에서는 관련업무 보고를 일부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콘은 모듈시스템과 배터리 축전지, 2차 전지용 배터리보호회로(PCM)등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고객사의 까다로운 기준을 일일이 맞춰야 하는 전문업종 특성이 강하다. 원자재 구매에서 납품까지 국내외 네트워크를 꾸리기 위해선, 경영진 역시 업황이나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하다보니 일부 ITㆍ데이타 업체 근무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결국 은행 경력이 거의 전부다시피한 이들이 패키지로 유암코 1호 투자기업의 경영진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자 '낙하산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자연스레 '한계기업 살리기'를 내세우며 구조조정 전도사를 자처했던 유암코가 이성규 대표 개인의 영향력 확대와 '제 사람 챙기기'를 위한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유암코는 "두 사람 모두 주요 경영진 후보로 면접을 한 분들이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들을 선임하려는 주요 이유는 네트워킹을 통한 거래처 물량확보를 위한 것이며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암코 고위 관계자는 "전문가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이들 모두 시스템적으로 돼 있는 조직에서 일해본 분들이고, KB금융그룹의 IT에 근무했던 이들이라 동업종은 아니라도 생리를 잘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넥스콘은 구매선도 LG화학,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3곳으로 단순하고, 제품 품질이 보장되어 있어 개발보다는 납품보장성이 중요한데 구매선에서 이를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기술 전문가보다는 네트워킹 능력이 있는 사람이 중요하며 허세녕 사장 등은 들어오시면 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만 CFO는 유암코에서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