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아가씨'…영화 흥행에 미소 짓는 교직원공제회
입력 2016.09.01 07:00|수정 2016.09.01 07:00
    [Weekly Invest]
    2014년 CJ E&M과 제휴해 300억 영화펀드 조성
    오늘의 연애·베테랑·히말라야·아가씨 등 제작비 일부 투자
    현재까지 투자 수익 5% 내외로 선방…올해도 수익 기대감 ↑
    • '베테랑, 히말라야, 아가씨…'.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내 흥행작 목록에 이름을 올린 영화들이다. 우리나라 영화 시장은 2012년 이후 1000만 관객을 넘긴 작품이 꾸준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 같은 흐름에 조용히 미소 짓는 곳이 있다. 바로 영화 투자자로 나선 교직원공제회다.

      교직원공제회는 2014년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상업영화 투자를 시작했다. CJ E&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300억원 규모 영화 펀드를 조성했다. 투자 방식은 교직원공제회 펀드가 영화 제작비 일부를 담당하는 식이다. 현재까지 펀드 절반가량을 소진했다.

      투자 대상 영화는 연간 단위로 정해져 있다. CJ E&M이 투자하고 배급하는 건에만 참여한다. 대개 영화 제작비는 100억원 미만으로 이를 넘어서는 작품은 블록버스터 영화로 분류된다. 투자 수익은 고스란히 교직원공제회 몫이다.

      현재까지 수익률도 양호하다. 투자한 영화 흥행 성적을 바탕으로 보면 지난해까지 연 5% 내외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률이 두자릿수를 넘진 않았으나 1% 초저금리 상황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좋다.

    • 첫 투자는 순조로웠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와 배우 문채원이 주연한 2014년 개봉작 '오늘의 연애'는 누적관객 180만 이상을 기록했다. 투자 손익분기점은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베테랑(1341만명)과 히말라야(512만명) 등이 연이어 선전했다. 올해 성과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6월 개봉한 영화 '아가씨'가 누적 관객 428명을 넘어섰고 남은 하반기 개봉 예정 대작도 있다.

      그간 영화 투자는 수익 안정성이 낮다는 인식이 강했다. 정부자금(모태펀드)와 시중 은행, 벤처캐피탈 등 정책성 자금 투자가 주를 이뤘다. 제작부터 개봉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손익분기점을 넘길 만큼 흥행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교직원공제회가 국내 최대 영화배급사인 CJ E&M을 투자 파트너로 선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영화 산업도 발전해 투자 수익을 거둘 만한 투자처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영화는 매년 박스오피스(Box Office)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제작비 사용 내역도 투명하게 공개되고 투자수익률도 정상 궤도에 근접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06년~2011년까지 국내 영화 투자수익률은 계속 마이너스 지표를 가리켰다. 이후 2012년 13.3%로 급증했다.

      펀드 포트폴리오 효과로 손실 위험도 낮췄다. 매년 제작 및 개봉되는 10~15편이 대상이다. 전체 제작비 중 일정 부분만 투자하는 방식이라 영화 한 편당 투자금은 크지 않다. 관객몰이에 실패한다 해도 투자금이 적어 손실 폭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영화 투자는 제작사나 배급사가 손실 보전을 해주는 대신 수익 상한선을 정해두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면서 "교직원공제회 펀드는 투자 수익을 전부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