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위 생보사 회장 은밀히 한국 방문…사드 정국에 왜?'
입력 2016.09.01 07:00|수정 2016.09.01 18:50
    자산 400조 중국생명 양명생 회장, 최근 방한
    국민연금 및 자산운용사 등과 NDR 후 제주도로 떠나
    국내 생보사 인수 타진·주요 그룹 총수 접견 여부 등 관심
    • 양명생(杨明生, Yang Mingsheng) 중국생명보험(China Life Insurance)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방문 중이다. 중국생명보험은 시장점유율 30%가 넘는 1위 회사로, 자산규모(408조원) 가 삼성전자(234조원)나 삼성생명(256조원)보다 두 배 가량 큰 회사다.

      국내에 잘 알려진 안방보험보다 3배나 크다.

      '사드 정국'으로 한ㆍ중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상태에서 중국 1위 생보사 회장이 한국을 방문함에 따라 어떤 목적으로 찾았는지, 누구를 만나 어떤 논의를 했는지 등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31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양 회장은 최근 입국해 국민연금 일부 관계자, 그리고 국내 A자산운용과 외국계 B자산운용 고위 관계자를 은밀히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계 C증권사가 주도한 넌딜로드쇼(NDR)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조용히 한국을 찾았다.

      이들 세 곳 이외에 비공식적으로 누구를 만났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일정이 소화된 이후 현재 제주도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1955년생으로 중국의 국책은행인 중국농업은행 부행장, 행장을 역임했다. 중국생명 회장을 맡기 전인 2007년부터 2012년까지는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의 부주석 및 당위위원(党委委员)을 맡았다.

      경제·금융 부문에서는 중국 공산당 내에서도 상당히 영향력있는 인사로 꼽힌다.

      양 회장의 국내 방문은 특히 시기적으로도 시선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뒤 중국은 여러차례 외교석상에서 불만을 표시해왔다.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며, 경제·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중국이 한국과의 교류를 줄이려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여러 추정이 나온다. 국내 여러 보험사 매물들을 점검하러 왔다는 추측도 있지만  단순히 매물 검토 수준이 아닌 좀 더 큰 그림을 구상하고 은밀히 한국을 찾은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즉 국내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주요 오피니언 리더를 만나기 위해 방문했을 가능성도 높다는 것. 중국 시장에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그룹 관계자들을 만났다면 이후 국내 기업과는 큰 접점이 없던 중국생명보험의 영향력이 점점 커질 수 있다.

      중국생명보험은 2014년 처음으로 중국 내 수입보험료 증가율이 역성장했다. 2위인 핑안보험은 2019년까지 중국생명보험을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다. 여러가지 성장 전략을 염두에 둘만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부동산 투자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 중국생명보험은 뉴욕, 런던 등 해외 부동산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2014년 영국 런던의 10어퍼뱅크스트리트 빌딩을 7억9500만파운드(1조3700억여원)에 매입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콜로라도 물류창고에 10억달러(1조1100억여원)을 투자했고, 지난 5월엔 UBS 본사가 입주해있는 뉴욕 맨해튼의 오피스빌딩을 16억5000만달러(1조9700억여원)에 사들였다.

      양 회장이 방문한 제주도 역시 중국 자본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현황을 점검하러 간 것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양 회장은 31일 현재 아직 국내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