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ㆍ中기업 등, "네이처리퍼블릭 사고 싶다" 제안...경영권 매각은 미정
입력 2016.09.29 18:40|수정 2016.09.29 18:40
    정운호 전 대표 구속 후 국내외 PEF·해외 기업들이 눈독들여
    "인수 의향 밝힌 곳 여럿…구체적인 매각 진행은 아직"
    6월 김창호 대표 취임 후 해외 진출 확대
    •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와 중국 기업 등이 네이처리퍼블릭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 전방위 로비 혐의로 정운호 전 대표이사가 구속 기소되면서 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과 최근 국내외 PEF들이 잇따라 화장품 기업에 투자하고자 하는 열기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정 전 대표가 매각을 할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검찰 수사 중에 경영권 매각에 따른 수천억원 현금 확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정 전 대표가 구속 수감된 직후부터 국내외 PEF들이 잇따라 네이처리퍼블릭을 인수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히며 구체적인 거래 방안까지 제시했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내로라하는 PEF들이 인수 의향을 밝혀왔다"며 "네이처리퍼블릭을 상징했던 정 전 대표의 구속을 인수 기회로 판단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 전 대표가 보유한 지분 73.9%(560만5920주) 가운데 51%만 인수하고 향후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되 정 전 대표에게 일부 지분을 우선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선(先) 매각 후(後) 경영권 재확보 구조다. 또 "투자자들이 제안한 기업가치는 6000억원에서 9000억원 사이 지난해 Pre-IPO를 하면서 거랜된 기업가치 밴드였다"고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원매자들이 정 전 대표에게 기업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매각하라고 설득하고 있지만 정 전 대표가 아직까지는 매각 여부를 정하지 않았다"며 "일단 원매자들의 제안은 받아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각 과정이 진행되는 와중에 제출된 인수의향서(LOI)가 아닌, 원매자들이 알아서 제안한 LOI들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정 전 대표 구속 이후 영업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13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 감소했고, 18억원의 영업손실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엔 159억원의 영업흑자를 냈다. 2분기 영업손실만 38억원에 달했다. 2014년과 2015년 평균 250억원 정도였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급감하고 있다. 올 상반기 EBITDA는 4억9700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IPO도 현재는 중단된 상황이다.

    • IB업계에선 경영권 매각은 정 전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일단락 된 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현재 시점서 네이처리퍼블릭의 기업가치를 다시 따져봐야 겠지만 지난해와 올해 초 거론된 기업가치를 근거로 봤을 때 정 전 대표가 지분 100%가치 기준 7000억원에만 매각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5000억원을 손에 쥘 수도 있다. 검찰 수사 중에  '경영권 매각으로 수천억원을 손에 쥐었다'는  부분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네이처리버블릭은 정운호 전 대표의 경영권 매각 가능성에 대해 "전 대표이사의 개인적인 결정 문제로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6월 정 전 대표에 이어 김창호 대표를 선임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7월에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매장을 열었고, 8월에는 중국 시안에도 진출했다. 최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2호 매장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