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공모, 다른 결과…연말 IPO 성적 '극과 극'
입력 2016.12.02 07:00|수정 2016.12.02 16:00
    업종·가격에 따라 투자자 반응 크게 갈려
    29일 신라젠 '웃고' 유니온커뮤니티 '울고'
    • 연말에 기업공개(IPO) 공모가 몰리며 일정이 겹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정된 국내 공모주 시장에서 비슷한 일정으로 청약을 진행하다보니 업종의 매력도와 주관사의 전략에 따라 흥행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올해 11월 이후부터  연말까지 상장 공모를 진행했거나 진행할 예정인 기업은 모두 25곳에 달한다. 올들어 10월까지 총 61곳의 기업이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는데,  남은 두 달간 그 절반에 달하는 기업이 새로 상장하는 것이다.

      44영업일에 불과한 기간에 25개 기업이 상장하려니 불가피하게 일정이 중복됐다. 지난 22일과 29일에는 각각 세 곳의 기업이 일반 청약을 동시에 진행하기도 했다. 보통 투자자 분산을 우려해 가능하면 날짜가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지만, 일정이 몰리는 연말의 경우엔 중복이 불가피하다.

      공모주 시장 유동자금 규모는 평균 3조원 안팎으로 일정하다보니 공모 청약 결과 '대박'이 난 기업이 있는 반면, '쪽박'을 면하지 못한 기업도 나왔다. 특히 지난 29일 진행된 애니젠·신라젠·유니온커뮤니티의 공모 청약에선 결과가 극명히 갈렸다.

      애니젠의 청약 경쟁률은 812대1, 모인 증거금은 1조237억여원에 달했다. 신라젠의 경쟁률은 172대1에 그쳤지만, 2조5879억여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렸다.

      반면 코넥스 상장기업으로 코스닥 이전상장에 나선 지문인식 모듈회사 유니온커뮤니티의 청약 경쟁률은 1.96대 1에 그쳤다. 청약 증거금 규모는 29억원 수준이었다. 시중자금이 모두 애니젠과 신라젠으로만 몰려간 것이다.

      '바이오 강세'인 시장 흐름이 잘 드러났다는 평가다. 애니젠과 신라젠은 모두 바이오 업체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기술특례상장제도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게다가 양사는 수요예측에서 좋은 반응을 받았음에도 밴드 하단이나 그 이하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공모 가격을 최대한 낮춰 투자자를 유인한 것이다.

      유니온커뮤니티의 경우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인 5000원으로 결정했다. 수요예측에서 참여 기관의 절반 이상이 공모가 하단인 4400원 미만의 가격을 써냈음에도 가격을 높였다. 이전상장하는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수요예측의 결과를 반영해 공모가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욕심'을 부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사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발행사는 물론 주관사들도 보수적인 관점에서 '눈치보기'에 나섰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지난해 12월처럼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연속으로 발생하는 사태가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IPO업계 관계자는 "(올 연말에는) 시장이 급변할 가능성이 크고, 일정이 겹치는 기업이 많아 가능하면 안전하게 시장에 입성하는 방안을 (발행사에)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