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만기 다가 오는데…전주페이퍼 ‘엑시트’ 고민 커지는 신한PE
입력 2017.01.16 07:00|수정 2017.01.17 15:01
    올해 6월 펀드만기
    전주페이퍼, 수익창출력 2013년 이후 급격히 감소
    산업전망 어두워 마땅한 인수자 찾기 어려울 듯
    •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가 부진한 전주페이퍼 실적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회사를 인수했지만, 실적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펀드만기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해 자산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한PE는 2008년 4600억원 규모로 조성한 2호 펀드를 통해 모건스탠리PE와 함께 전주페이퍼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투자금 회수를 못하고 있다. 올해 6월 펀드 청산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뚜렷한 엑시트(Exit) 전략도 밝히지 못한 상황이다.

      신한PE는 전주페이퍼 매각이 쉽지 않아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엑시트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부진한 실적이다.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고 투자를 결정했지만, 해외뿐 아니라 내수마저 꺾였다.

      2012년 1000억원 규모의 상각전이익(EBITDA)은 매해 줄어들 더니 지난 2015년에는 77억원으로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순이익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168억원, 62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적자기조가 이어졌다.

    • 주력사업인 신문용지 사업의 수요감소가 실적저하의 주원인이다. 신문용지 내수출하량은 최근 3년간 연평균 8.7%가량 감소했다.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수출시장에서도 수요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업체간 ‘치킨게임’으로 판가하락도 나타나고 있다. 내수평균 판가는 2013년 전년대비 4% 하락한 데 이어 2014년과 2015년에도 각각 6%, 7% 하락했다. 수출평균 판가도 같은 기간 각각 6%(2013년), 7%(2014년), 8%(2015년) 하락했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4개 업체의 과점체제가 한동안 유지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신문용지 사업에서 철수하는 업체가 나오기 전까지 이런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산업전망이 어두운 점도 투자금 회수를 가로막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 디스플레이의 발전과 함께 종이신문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에 나설 경우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힘들 전망이다. 과점체제를 이룬 4개 업체도 사업에서 발을 빼려고 고민하는데다, 새롭게 이 분야에 진출할 투자자도 없는 판국이다. 그러다 보니 신한PE도 매각보다는 투자자(LP) 설득에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PE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펀드 만기 연장을 LP들에게 요구하는 게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투자자인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가 이를 받아줄지는 미지수다. 이미 두 차례 펀드 만기를 연장한데다, 시간을 더 준다고 한들 실적개선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선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가 만기연장을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의 압박이 있을 경우 자산매각 등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서라도 생산물량 축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만큼 청주공장 매각 등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제지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청주공장 매각설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라며 “투자자들이 펀드 만기연장을 받아주지 않을 경우 공장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