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적체 신한금융투자, 본부장급 연이어 경쟁사로
입력 2017.01.24 07:00|수정 2017.02.02 10:49
    연말 조직개편서 본부장 5명 유출
    부사장 연임 반복에 은행권 인사 선임해 고착화
    • 지난 연말 인사에서 신한금융투자 본부장급 인사가 잇따라 이탈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인사 적체에 '전무'가 없는 신한금융투자의 직위 체제가 맞물려 이탈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 신한금융투자를 떠난 본부장은 5명에 달한다. 신재명 FICC본부장, 강민선 홀세일본부장을 포함해 리테일본부, 준법감시본부 등에서 퇴사가 이어졌다.

      신한금융투자의 채권운용을 총괄했던 신재명 FICC 본부장은 지난해 말 통합 KB증권의 신임 S&T부문 부사장으로 스카웃됐다. 강민선 홀세일 본부장의 경우 2009년 12월부터 법인영업본부 본부장직을 맡아 7년간 자리를 지켰지만 하나금융투자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 본부장이 이탈한 배경엔 부사장급 그룹장의 연임으로 인한 인사적체와 직급 체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대표이사-부사장-본부장-부서장으로 이어지는 직위 체제를 갖추고 있다. 본부장이 일반적으로 상무급으로 구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전무 직급이 없는 셈이다. 본부장급이 부사장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인사 정체가 생기는 구조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 결과 5명의 부사장 중 4명의 임기가 내년까지로 보장됐다. 지난 7월 연임된 김병철 세일즈앤트레이딩(S&T)그룹 부사장에 이어 지난해 말까지가 임기였던 김봉수 홀세일그룹 부사장도 연임이 결정됐다. 리테일그룹을 맡고 있던 박석훈 부사장만 회사를 떠났다.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은 은행과 기업투자금융(CIB) 협력 체제를 구성하고 있어 신한은행의 부행장급이 신한금융투자의 해당 부문 담당임원을 맡는다. 내부 인사가 부사장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길이 안 그래도 좁은 상황에서 인사적체가 해소되지 않으며 이탈을 부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투자 측은 "최근 인력 유출이 있었지만 대신 다른 인사들이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박석훈 부사장의 자리에는 백명욱 영업추진그룹 부사장이 임명됐다. 백 부사장은 강북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홀세일그룹 본부장에는 유성열 법인영업1부 부장이 본부장 직무대행으로 승진했다. FICC본부장에는 오해영 에쿼티파생부장이 직무대행을 맡았다.

      신한금융투자의 대규모 임원 이탈은 엉뚱하게도 경쟁사인 하나금융투자에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투자는 올 연말 21명의 임기만료 임원 중 10명이 옷을 벗고 4개 그룹장이 모두 교체되는 대규모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박석훈 전 부사장과 강민선 전 본부장을 새로 영입했다.

      새로 영입한 임원 두 명이 모두 이진국 사장과 같은 신한금융투자 출신으로 채워지자 내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하나금융투자 노동조합은 이번 인사에 반발해 "낙하산 인사를 멈춰야 한다"며 갈등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