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으로 훨훨 난 LG이노텍, 투자자 관심은 '아이폰 이후'
입력 2017.01.24 18:12|수정 2017.01.24 18:12
    아이폰 7+ 듀얼카메라 독점 공급 효과 실적 첫 반영
    분기 매출 1조원 돌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
    호실적 유지 '관건'…카메라 외 사업부 부진은 '우려'
    • "아이폰도 이전같지 않을 것"이란 시장의 시각은 '기우' 였을까. 미국 애플(Apple)사 전략 모델인 아이폰7 플러스로의 듀얼카메라 독점 공급을 맡은 LG이노텍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아이폰 독점 공급 이후, 호(好)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묻고 있다. 하지만 카메라 외 사업의 실적 회복은 여전히 미진한 상황이다. 결국 핵심 사업의 수익성 유지와 한계 사업의 구조조정이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LG이노텍은 24일 2016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546억원,영업이익 11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1.5% 늘었다. 전분기 대비로 매출은 48.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72.8% 커졌다.

      사업부 별로는 광학솔루션사업부(듀얼 카메라)가 애플로의 공급을 바탕으로 두드러진 실적을 보였다. 1조 329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단일 사업부문에서 처음으로 1조원 이상의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99%, 전년 동기 대비론 66% 증가한 수치다.

      카메라 이외 사업부는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차량부품사업은 전 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2304억원을 기록했다. 차량 부품 산업의 성장성 대비 다소 아쉬운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기판소재사업부는 모바일 부품 수요 둔화로 전 분기 대비 3%,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27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ED 사업 매출은 전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1627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아이폰 '호황' 이후의 회사의 경쟁력 제시 여부에 쏠렸다.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도, 카메라 실적의 지속가능성과 함께 기존 한계 사업들의 반등 요소를 묻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LG이노텍은 카메라 사업에 대해선 올해도 여전히 밝은 전망을 제시했다. 회사는 "통상적으로 1월부터 비수기를 맞아 물량이 급감해왔지만, 듀얼카메라 인기가 유지되고 있어 당분간 양호한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라며 “올해 중화권에서도 화웨이를 필두로 매출처를 확대해 5% 수준인 중화권 매출 비중도 두 자릿수대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메라 모듈 공장의 베트남 이전은 올해 4분기 양산을 목표로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 규모 및 구미 등 국내 기존 생산 라인과의 생산 제품 조정 문제는 고객사와 협의중으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카메라 외 기존 사업의 부진 해결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주력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차량전장사업부의 지난해 신규 수주량(2조 2000억원)은 사업 호황에도 오히려 전년 대비(2조 8000억원) 감소한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LED·기판(HDI)·터치윈도우 등 한계 사업의 실적 부진도 여전히 이어졌다.

      LG이노텍은 "차량 부품 사업에서 모터·통신은 확대해나가고 있는데 육성 중인 카메라·LED 쪽이 기대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LED 및 기판사업의 향후 전략에 대해서도 "그동안 시장과 고객의 요구를 따라가는데 급급해 수익성 확보에 치중하지 못했다"라며 "매출을 일부 희생하더라도 수익성 중심으로 내실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올해 이후 재무전략 변화도 내비쳤다. 기존 차입금 감축 속도를 다소 줄이고, 공격적 투자 집행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정대 LG이노텍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간 원칙적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내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원칙을 고수했지만, 올해부터 듀얼카메라 및 베트남과 국내 설비 투자 확대로 재무 기조를 변화할 계획"이라며 "당분간 차입금 축소보다 투자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