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올라오는 KB, 위기감 도는 신한...'6년간 움직이지 않은 탓'
입력 2017.02.20 07:00|수정 2017.02.20 07:00
    지난달 4년 만에 KB지주 주가 신한지주 앞서
    KB지주, 시가총액에서도 맹추격
    투자자 “신한 새로운 성장동력 보여줘야”
    • 신한금융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KB금융지주가 주가에서 신한금융지주를 앞선데 이어, 시가총액에서도 KB에 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리딩뱅크’ 신한의 과거 행보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대응전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14일 종가기준 4만7250원을 기록했다. 이날 KB금융지주 종가는 4만8000원으로 신한금융지주 주가보다 약 800원가량 높았다. 지난달 KB금융지주 주가가 4년 만에 신한금융지주 주가를 앞지른 이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시가총액 기준으론 신한금융지주(14일 종가기준 22조4059억원)가 아직까진 KB금융(20조694억원)을 앞선다. 하지만 KB금융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신한금융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증권가에선 주가야 오르기도 내리기도 하지만, 기업가치의 척도인 시가총액에서 신한이 뒤쳐질 경우 ‘1등 신한’의 이미지에도 충격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두 회사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갈리고 있다.

      KB금융에 대한 기대감은 증권사 연구원들의 분석에서도 드러난다. 김진상 HMC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뚜렷한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KB손해보험(지분율 39.8%), KB캐피탈(52.3%)의 지분율이 100%로 확대할 경우 올해 연결 순이익이 약 10% 증가할 것이란 평가다.

      비용 개선도 주목 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연간 25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증권과 통합과정을 진행중인 KB증권은 통합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면서 비용효율화를 추구하고 있다.

      비은행 부문 기여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추정치에 따르면 KB금융의 이익부문에서 비은행 기여도는 2016년 31%에서 올해 37%로 증가할 전망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합 KB증권의 정상화와 은행과의 협업이 본격화 될 것이다”라며 “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6.5%로 감안할 경우 2017년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38%로 확대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반면 신한금융의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 신한금융은 4분기 612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증권가 예상치인 3800억원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여줬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법인세 환입 1400억원, 비자카드주식매각 이익 965억원 등 일회성 요인 탓이 컸다. 증권가에선 이런 요인이 사라지면 호실적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생명-신한금융투자를 주축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췄으나, 성장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2011년 그룹사 전체적으로 3조1000억원의 이익을 낸 후 수년 째 2조원 수준에 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은행을 비롯해 전 계열사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는 있으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금융 주가 상승을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다”라며 “해외부문에 대한 투자를 꾸준하게 해 나가지만 이익 성장을 이끌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기 만료를 앞둔 한동우 회장에 대한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사태를 봉합하며 ‘원뱅크’ 신한 만을 강조하다 보니, 성장동력 발굴에서 KB금융에 뒤쳐진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온다. 이달 이뤄진 은행장 선출 과정에서 한 시민단체가 위성호 신한은행장 내정자를 신한사태와 관련 위증과 위증교사죄로 고발하면서 신한사태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새롭게 경영진이 바뀌는 만큼, 향후 발전비전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 강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비은행부문 수익기여도는 35%를 기록하며, 2015년 42% 대비 7%포인트 떨어졌다.

      한 외국계 투자자는 “주가를 보더라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신한에서 KB로 옮겨가고 있다”라며 “새로운 경영진이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분명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