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권 손보사, 호실적에 ’함박웃음’…벼르는 삼성화재
입력 2017.02.21 07:00|수정 2017.02.21 07:00
    2위권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힘입어 수익개선
    삼성화재, 삼성물산 지분 손상차손 등으로 기대 이하 실적
    손보업계, 삼성화재의 대응전략에 관심 고조
    • 2위권 손보사들이 지난해 좋은 성적을 받아 들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반면 업계 1위 삼성화재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 일부 증권사는 목표 주가를 하향했다. 삼성화재는 이전과는 다른 전략으로 2위권 업체들과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방침이어서 업계 변화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93.1%, 64.3% 급증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영업이익률도 2.16%에서 3.54%로 1.38%포인트 상승했다. KB손보의 실적상승도 눈에 띄었다. KB손보는 지난해 순이익이 3021억원으로 89.6%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18%에서 3.44%로 1.26%포인트 올랐다. 동부화재도 이들만큼은 아니지만 순이익 53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4.2% 증가했다.

    • 이들 2위권 손보사들의 실적개선의 주된 이유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이 꼽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상위 4개사(삼성-동부-현대-KB)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15년 4분기 91.5%에 이르던 손해율은 지난해 3분기 77.8%로 안정됐다.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손보사 실적개선의 핵심은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다”라며 “상위 4개사의 경우 자보에서만 3000억~4000억원 이상의 수지개선이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화재의 실적개선은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순이익 84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7.4% 증가한 것에 그쳤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9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6.4% 감소했다. 삼성물산 보유지분(1.37%)에 대한 손상차손, 삼성전자 물류창고 화재사고 등 일반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줬다. 안정적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꾸준히 유지하던 터라, 손해율 개선에 따른 이익 증가는 2위권사 대비 크지 않았다.

      실적발표 이후 증권가에선 삼성화재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2위권사들이 치고 올라오는데다, 2017년 연간 목표실적을 보수적으로 잡으면서 기대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제시한 올해 실적 목표는 순이익이 10% 증가한 9300억원이지만, 증권가에선 부동산 처분 이익을 감안하면 실제 순이익 개선은 거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화재가 올해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보업계는 그간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 이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이 이어져 왔다. 특히 2위권 손보사들이 삼성화재의 독주무대인 인터넷보험 시장에 진출하면서 삼성화재의 시장점유율(M/S)이 30%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제 업계의 관심사는 삼성화재가 다시금 ‘칼’을 빼느냐다.

      장 연구원은 “2위권 손보사들의 자본력이 삼성화재 대비 열위에 있기 때문에 건전성 규제가 강화하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다”라며 “다시금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요율 인하 등으로 점유율 확대 전략에 나서면 현재의 시장 구도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시장의 견해에 대해 삼성화재는 이전과는 다른 전략으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과거 공격적인 가격경쟁을 통해서 수익성을 훼손하면서까지 M/S를 높였다면, 이제는 이 둘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최적화된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가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의 원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제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고 한다”라며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주어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확대와 수익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올해 전략을 수립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