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금융, 이익 비중 1위 증권 '수장 교체' 단행할까
입력 2017.02.21 07:00|수정 2017.02.22 10:04
    NH투자증권, 2400억 순이익 내며 그룹 내 이익 기여도 1위
    농협금융 내에선 김원규 사장 교체설 돌아
    수장 교체 시 조직문화 변화 예상
    • NH금융지주가 호실적을 거둔 NH투자증권의 수장을 교체할지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원활한 통합과 지난해 그룹 내 최대 순이익을 일구어냈지만, 옛 우리투자증권 체제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인 까닭이다. NH금융이 '캐시카우'(Cash-cow) 역할을 하고 있는 증권을 현 체제로 유지할지, 최고경영자 교체를 필두로 본격적인 '농협 문화' 심기에 나설지가 핵심 변수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은 2400억여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룹의 맏형인 NH농협은행(1100억원)의 두 배가 훌쩍 넘는다. 비은행 계열사는 물론, 농협금융 전체 계열사 중 이익 기여도가 1위다.

      이런 실적을 냈음에도 김 사장의 연임 여부는 아직 안갯속이다. 증권 내부의 지지는 변함이 없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불고 있는 농협중앙회 발(發) NH금융 내 ‘물갈이’ 인사에서 김 사장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사장은 우리투자증권 대표 시절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맞이했고, 통합 증권사의 수장으로 선출됐다. NH는 재무 등 경영관리를 담당하는 임원(부사장) 한 명과 이사 한 명을 파견해 큰 틀에서 관리만 담당했다. 통합 증권사의 출범을 두고 '자본과 부동산금융 기능만 커진 우리투자증권'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배경이다.

      NH금융 시점에선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왔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색채보다는 NH농협의 색채가 강한 인사를 앉혀 '계열화'를 가속화 할수도 있고, 지금처럼 현장 전문가 중심으로 증권을 운영해 '캐시카우'로서의 기능을 유지할 수도 있다.

      김원규 사장은 LG투자증권으로 입사해 경력을 한 회사에서만 쌓았다. 현재 영업조직 역시 김 사장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이질적인 새로운 리더십이 자리잡게 되면 작건 크건 NH투자증권의 영업력에 타격이 생길 거란 예상이 많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사장 및 임기만료 이사 5명을 선임하기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발족했다. 임추위는 현재 두 차례 회의를 가졌으며, 정기 주주총회 2주 전인 3월 초까지는 새 사장 및 이사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임추위에는 김 사장을 비롯해 농협중앙회에서 온 정용근 비상무이사와 정영철, 안덕근, 이정재 사외이사 등 총 다섯명이 소속돼있다. 김 사장은 본인의 연임여부에 대한 투표권은 가지고 있지 않다. 정 이사가 중앙회의 의중을 반영하는 통로가 될 전망이다.

      NH금융 내 분위기는 연임 불가쪽에 좀 더 무게가 쏠려 있다. 구체적인 인사가 거론되고 있지는 않지만, 외부인사 영입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NH금융 고위관계자는 “연말 물갈이 인사로 자리를 잃은 농협금융 고위급 인사들이 NH투자증권 행을 타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외부인사 영입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인사를 통해 NH금융을 포함한 농협 내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해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농협은 NH투자증권을 주로 캐시카우 관점에서 바라봐온 게 사실"이라며 "김 회장이 지난해 말 취임 후 처음 NH투자증권을 방문했던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관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