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PE, 전주페이퍼 펀드 만기연장 설득 열쇠는'실적·업황'
입력 2017.03.06 07:00|수정 2017.03.06 07:00
    펀드만기 오는 6월로 다가와...만기연장 대안으로 거론
    •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가 펀드 만기를 앞두고 전주페이퍼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단기간내 매각은 쉽지 않아 만기연장 추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신규사업 성과와 경쟁사 철수에 따른 업계 재편이 투자자 설득에 주요 열쇠가 될 전망이다.

      신한PE는 2008년 4600억원 규모로 조성한 2호 펀드를 통해 모건스탠리PE와 함께 전주페이퍼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다가오는 6월 펀드 만기를 연장할지 아니면 청산할지를 놓고 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투자자들과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 펀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업계 4위의 보워터코리아 철수에 따른 업황 변화 및 신규사업 등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페이퍼에 공동 투자한 모건스탠리PE 쪽과도 매각 등 다양한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까지 펀드에 투자한 연기금 등 LP(Limited Partners)들은 펀드 청산이냐 만기연장이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전주페이퍼는 2012년까지는 매년 1000억원 규모의 상각전이익(EBITDA)를 보여줬으나, 이후 신문용지 시장 공급과잉으로 실적이 급락해 2015년에는 EBITDA가 77억원으로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순이익은 2014년과 2015년 168억원, 62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도 적자기조가 이어졌다. 현재로선 제값을 받고 팔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펀드를 청산하자니 투자 손실이 우려되고, 그렇다고 마냥 펀드를 연장하기에는 그간 투자기간이 길어서 고민이 깊다”라고 말했다.

      만기 연장이 그나마 대안으로 거론된다. 관건은 어떻게 투자자를 설득하느냐다.

      신한PE가 내세울 수 있는 카드는 신규사업 및 업계판도 변화다. 전주페이퍼는 제지용지 업체에서 에너지 업체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14년 8월 전주파워를 설립하여 기존 회사 부지 내에 바이오메스 열병합발전소를 지었다. 이를 통해 제지공장에 필요한 열원을 공급받는 동시에 발전되는 전기를 판매할 계획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에서 바이오메스 사업의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투자자 설득에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최근에 업계 4위인 보워터코리아가 철수 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문용지 산업은 4개 업체의 과점체제로 구축되어 있었다. 이중 세계최대 신문용지 생산기업인 레솔루트포리스트프로덕트의 한국법인인 보워터코리아는 업계 1위 전주페이퍼와 가격경쟁을 벌여왔다. 이에 전주페이퍼의 내수평균 판가가 2013년, 2014년, 2015년 각각 4%, 6%, 7% 하락했다. 수익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전주페이퍼로선 가격경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보워터코리아가 이달 9일부터 공장을 폐쇄하고 국내시장에 철수하기로 함에 따라 양사간의 ‘치킨게임’도 종료할 전망이다. 당장 신문용지 시장의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더라도, ‘숨통’은 트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가격경쟁을 주도했던 보워터코리아가 철수할 경우, 신문용지 판가 등에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이런 부분이 실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아 투자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우정사업본부 등 주요 투자자들은 이달 나오는 감사보고서를 보고 만기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한 전주페이퍼 투자자는 “감사보고서를 보고 펀드 만기연장 여부 등을 고민해 볼 계획이다”라며 “3월말부터는 투자지속이냐 회수냐를 놓고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