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 투자금 유치, '회수 보장' 조항에 달릴 전망
입력 2017.04.24 07:00|수정 2017.04.25 14:37
    IPO 가능성 불확실...'풋옵션' 또는 '드래그얼롱' 필요성
    이랜드의 제공여부와 강도 따라 자금모집 결정 전망
    • 이랜드리테일  투자금 유치가 에쿼티 투자자에 대한 '위험방지조항'(Downside Protection) 보장 여부에 달릴 전망이다. 표면상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가 기본 구조지만 그룹에 대한 시장 평판과 가능성을 감안할 때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많아서다.

      결국 풋옵션 또는 드래그 얼롱과 같은 장치를 이랜드가 얼마나 보장해주느냐가 따라 자금이 모일지 말지가 결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자금 유치 주체인 프랙시스캐피탈과 이랜드 박성수 회장-박성경 부회장 친인척 관계 등이 거론되면서 이런 조항 마련이 가능할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이랜드그룹은 프리IPO(상장전지분투자) 형태로 자금조달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6월 중순 만기도래 예정인 약 3000억원 규모 RCPS 상환을 위한 자금 마련 용도다. 이랜드리테일 지분 약 70%를 외부투자자에 매각할 계획이다.

      이랜드그룹 및 투자자들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이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랜드월드가 직접 2000억원을 투입해 후순위 투자자로 나서고, 나머지 4000억원 중 20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선순위 투자를 받고, 남은 2000억원은 외부 투자자(FI)가 지원한다.

      조달 성패를 가를 핵심은 복수의 사모펀드(PEF)를 중심으로 외부 투자자 확보에 있다. 이랜드그룹 및 IB업계에 따르면 현재 큐리어스파트너스와 프랙시스캐피탈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와 큐캐피탈파트너스 등 PEF들과 중국 인벤티스투자홀딩스 등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그룹은 이르면 내년 이랜드리테일의 IPO를 재추진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대상이 ‘이랜드’라는 점. 지난해 상장을 약속했다 철회하는 등 이미 자본시장에서 신뢰를 잃은지 오래다. 이미 일부 기관투자자 및 은행권에서 "투자심사위윈회 통과도 어려울 것"이라며 이랜드리테일 투자 참여를 포기한 이유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IPO에 대한 대비로서 결국 '안전장치'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주주간 계약을 통해 향후 이랜드 그룹이 지분을 되사주는 풋옵션이나 투자자들이 그룹으로부터 경영권을 회수해 외부에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Drag-along)’ 조항이 거론된다. 다만 이랜드의 자금상황을 감안할 때 풋옵션의  확실성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드래그얼롱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이랜드리테일의 '경영권 매각'을 통해 자금 회수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IPO도 머뭇거린 이랜드리테일에 대한 진성매각 가능성을 이랜드가 받아들이겠냐는 문제가 남게된다.

      해결의 열쇠는 큐리어스와 프랙시스 등의 협상과 조율능력이 남는다. 이랜드가 선뜻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아니면 이들이 이랜드의 의사결정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는 것.

      그러나 큐리어스파트너스는 업계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PEF이고, 프랙시스캐피탈은 지난해 이랜드와의 ‘해프닝’이 거론된다. 프랙시스는 지난해 만기를 맞은 도미누스 보유 케이스위스(K-swiss)지분 교체 거래에 나섰지만 최종 무산된 이력이 있다.

      게다가 업계에서는 프랙시스캐피탈 공동대표인 윤준식 대표가 이랜드 박성수 회장-박성경 부회장과 친인척 관계라는 점이 알려지고 있다. 관계에서 프랙시스 등이 과연 투자자들을 위해 이랜드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이런 조항을 이끌어 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들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자본시장 전반에서 이랜드 그룹에 대한 불확실성과 낮은 신뢰도가 여전한터라 어느 거래든 안전성 또는 실제 실행여부가 주목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