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게임즈 M&A 효과, DDI 정상화에 달려
입력 2017.04.25 07:00|수정 2017.04.25 18:28
    글로벌 2위권 소셜카지노 게임社 DDI에 1조 베팅
    "DDI 보유한 오프라인 IP 및 콘텐츠 활용"
    반토막 났던 주가에 '반전 카드' 된 대규모 M&A
    수익성 지표 악화 두고 의견 엇갈려…단기변동 VS 시장 판도 변화
    • 소셜카지노 게임사 더블유게임즈의 세계 2위 소셜카지노 게임사 더블다운인터렉티브(DDI) 인수 발표를 놓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DDI가 확보한 시장 점유율과 지적재산권(IP)을 활용, 빠르게 선두권 소셜카지노 게임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다. 반면 한편 역(逆) 시너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2년간 DDI의 수익성 지표 악화는 단기적인 요인이 아닌 소셜카지노 게임시장 판도 변화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는 해석 때문이다.

      결국 이번 거래의 성공 여부는 DDI 정상화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IB) 및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더블유게임즈가 이미 현지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한 업체를 인수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선점효과와 유저 충성도가 높은 소셜카지노 게임 특성상 새로운 슬롯머신 IP를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보다 이미 일정 정도의 시장 지위를 확보한 업체를 인수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분석이다. 빠르게 글로벌 상위 업체로 발돋움 할 수 있다는 것.

      실제 더블유게임즈는 DDI 인수로 글로벌 소셜카지노 게임시장에서 점유율 10.8%를 확보할 전망이다. DDI의 시장 점유율은 7.3%다. 일평균이용자수(DAU) 역시 DDI의 150만명을 더해 26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덩치가 커지는 만큼 매출 등 이익지표도 개선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한 증권사 게임 담당 연구원은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롤 플레잉 게임)와 달리 소셜카지노 게임은 개발비용은 덜 드는 대신 마케팅 등 운영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왕이면 오프라인에서 익숙해진 슬롯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면에서 글로벌 톱 티어 업체를 인수했다는 점은 해외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더블유게임즈에 분명 호재"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가 '분위기 쇄신카드'가 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기업공개(IPO) 이후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오던 더블유게임즈 주가는 인수를 발표한 18일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다.

    • 회사는 상장 당시 약 2700억원 규모 공모자금을 조달하며 코스닥 시장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공모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대표 게임인 더블유카지노(DoubleU Casino)가 회사 전체 매출액의 약 95%을 차지하고 있는 점 등으로 인해 1년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고 투자자 이탈도 가속화 됐다.

      다른 증권사 게임 담당 연구원은 "더블유게임즈가 장기적으로 IP 및 오프라인 콘텐츠를 보유한 DDI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며 "오프라인 카지노 IP 부재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던 점이 인수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고, 이에 따라 주가도 반등해 회사가 분위기 반전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다만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그렇게 괜찮은 업체라면 모회사인 IGT가 왜 팔았느냐'는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IGT가 2012년 인수한 DDI를 공개입찰로 내놨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종합 카지노 게임 업체인 IGT로선 더 이상 재미를 볼 점이 없으니 5년 만에 투자 차익을 얻기 위해 매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DDI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2015년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었는데 마침 괜찮은 가격에 인수하겠다는 곳이 나타나 판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며 "IGT로선 로열티와 함께 약 1조원 가량의 매각자금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 볼 것 없는 거래가 된다"고 말했다.

    • DDI의 분기별 수익성 지표는 2015년 4분기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DDI의 2015년 4분기 매출은 951억원에서 2016년 4분기 702억원으로 감소했다. 더블유게임즈 역시 이를 의식하듯 인수 발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5년 이후의 매출 및 시장 점유율 하락은 단기적인 변수에 따른 '사고'였고, 인수 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해 거래를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다른 증권사 게임 담당 연구원은 "더블유게임즈에선 DDI 앱에 경쟁사의 인앱 광고(애플리케이션 탑재형 광고)를 넣으면서 이용자가 유출된 것이 매출 하락 등의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그 외 밝히지 않은 문제가 있을지 여부를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DDI의 매출 하락이 소셜카지노 게임 시장 판도 변화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앱 광고 설치와 같은 DDI 내부 단기적인 변수가 아닌 만큼 DDI 인수가 더블유게임즈에 역(逆)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셜카지노 게임시장은 상위권 업체들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2013년 이후 신규 출시한 소셜카지노 가운데 글로벌 10위권 안에 든 업체는 전무한 상황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향후 5년내 소셜카지노 게임시장이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플레이티카(Playtika)가 소셜카지노 게임시장을 독식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빠진 것이라면 DDI의 정상화가 가능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결국 더블유게임즈의 DDI 정상화 여부에 따라 대규모 거래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인수 후 당장 DDI를 활용해 기존 게임과의 시너지를 내기 보단 (DDI) 정상화 작업에 먼저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얼마나 빠르게 효과적으로 숫자를 내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