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에 2.5조 번 SK하이닉스, 올해도 '없어서 못판다'
입력 2017.04.25 11:30|수정 2017.04.25 14:36
    "D램, 올해도 호황 이어갈 것"…72단 3D낸드 양산에 '집중'
    도시바 인수 "알수없다"…인수여부 관계없이 7兆 투자 집행 예정
    • SK하이닉스가 한 분기만에 2조5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10조원 영업익’시대를 열었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도체 장기호황 진입을 알렸다. 올해까지 수급에 따른 호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주력 제품인 D램은 스마트폰 뿐 아니라 서버, 기업용 시장으로 외연을 넓혀가며 안정적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결국 미래 먹거리인 '3D 낸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야 하는 점이 과제로 제시됐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기술 개발에 성공한 72단 3D낸드 양산에 성공해 대응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25일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2895억원, 영업이익 2조4676억원, 순이익 1조89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조631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0%, 영업이익은 339.2% 급증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17.4%, 영업이익은 60.6%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39%, EBITDA마진율은 58%에 육박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반도체 D램이 호황을 맞아 실적을 끌어올렸다. 기존 주력 매출처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인 서버·기업용 수요에서도 고른 매출 확대를 보였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1분기 기록한 호실적이 올해 전체로 이어질지 여부에 집중됐다. 연초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반도체 경기가 올해 1분기 정점을 기록한 후 하반기 내리막을 보일 것”이란 ‘비관론’이 나오며 회사의 향후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SK하이닉스는 올해까지 수요증가세가 공급 물량 증가를 초과하는 유리한 수급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글로벌 공급사들의 대규모 증설 계획이 보이지 않는 점이 이유로 제시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수요증가율이 전년 대비 20% 소폭 상회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경쟁사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3D낸드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D램 투자 여력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 업체의 물리적인 공간(클린룸) 부족으로 단기에 공급량을 크게 늘릴 가능성도 낮게 전망했다.

      수요 측면에선 하반기 이후 새로운 시장인 서버향(向) 출하가 본격화하는 점을 호황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IT업체들의 클라우드·빅데이터 등 광범위한 데이터를 빠른 시간에 처리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이 증가하며 요구되는 고성능 및 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고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서버 수요 증가가 올해말에서 내년 이후까지 중·장기적으로 전체 D램 수요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분석했다.

      관건은 결국 미래 먹거리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존재감이다. 낸드 수요는 올해도 전년대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지만, 공급증가는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회사의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기술개발을 끝낸 72단 3D낸드의 양산 성공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까지 고객인증을 마친 후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비쳤다. 현재 이천 M14공장에 낸드 장비 입고를 마치고 양산을 준비 중으로, 연말까지 3D낸드 비중을 2D 낸드 생산량 이상으로 높일 계획을 제시했다.

      최근 시장에 화두가 된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낸드 사업부 인수와 관련해선 "현재로선 진행상황을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다만 연초 제시한 총 7조규모의 투자 계획은 도시바 인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집행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