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현대重 지주사 전환…새 정부 규제강화가 '변수'
한지웅 기자 | hanjw@chosun.com | 2017.05.18 07:00
Edited by 이도현 팀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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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추가지분 확보 불가피
조선업 불황 등 현금창출 한계
공정거래법·금산분리 변수 '촉각'

(5면메인) 지주사 전환 속도 내는 현대重…새 정부 규제 강화 '변수'

현대중공업이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새 정부의 지주회사 규제강화 정책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지주회사 전환에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련법 개정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재원 마련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 업황의 부진 속 대규모 현금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금 마련을 위한 작업은 더 분주해 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상장된 자회사 지분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 4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그룹의 지주회사가 될 현대로보틱스는 기존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오일뱅크 지분 전량(91%)을 넘겨받아 요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나머지 계열사의 추가지분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시가총액은 약 10조원,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는 각각 1조원 수준이다. 현행법상 현대로보틱스가 최소 보유지분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선 각 계열사 지분 7%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가장 유력한 방안으론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주식 공개매수다. 이를 위해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각 계열사 지분 10%를 현대로보틱스에 현물출자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 이사장의 지분을 현대로보틱스가 발행하는 신주와 교환해 현대로보틱스는 지분율을 높이고 정 이사장은 현대로보틱스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다만 현재 조선 업황을 고려할 때 지주회사와 교환비율이 불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 추진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하게 되는 현대로보틱스 지분 8%도 순환출자해소 대상이다. 분할과정에서 새롭게 형성된 순환출자고리는 향후 6개월 내 해소해야 한다. 또한 지주회사의 손자회사 및 증손회사의 계열사 주식보유 제한에 따라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합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현대삼호중공업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프리IPO 성격으로 투자받은 3000억원이 두 회사의 합병을 위해 쓰일 가능성도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자회사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새 정부 들어서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한 정부의 개혁법안들이 통과되기 전에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주회사 및 대기업에 대한 규제의 강화는 빠르게 추진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강화를 주제로 한 경제 정책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회사가 보유해야 할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까지 늘리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대로보틱스의 추가적인 재원 마련은 불가피 하다.

문 대통령의 주요 경제 공약 중 하나인, 대기업이 보유한 제 2금융권에 대한 금산분리 강화와 관련한 법안 개정도 변수다.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작업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역시 재원 마련이 큰 숙제다. 많게는 수 조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 현대로보틱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약 3500억원 정도다. 조선 3사를 통한 현금창출도 미지수다. 업황의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지만 적어도 올해까진 수익성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주회사 전환과 조선사 차입금 감축, 계열사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선 자본시장의 활용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조선3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짐에 따라 회사채 시장 문턱은 더 높아졌고, 은행권 차입은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지난 수년 간 최후의 카드로 남겨 둔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와 더불어 국내외 PEF를 활용한 투자유치도 기대된다. PEF 또한 국내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 1위 조선업체와의 접점을 늘려 향후 업황 턴어라운드에 맞춰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IMM PE도 조선 업황이 이르면 내년부터 호전될 것이란 판단에 현대삼호중공업에 대한 3~5년 이상의 장기적인 투자를 결정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지주회사 전환뿐 아니라 향후 추가적인 자금소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현재 상황에서 직접자금조달시장에 선뜻 나서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최근 PEF의 현대중공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보듯이 PE업계에서도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투자 유치 또한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15일 08: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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