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트론 인수 앞둔 SK, 기업가치 제고 박차 예고
차준호·위상호 기자 | chacha@chosun.com | 2017.05.19 07:00
Edited by 이도현 팀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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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하이닉스 연계…가치 상승 예고된 LG실트론
최태원 SK회장, 보고펀드 채권단 보유 지분 인수 계획

SK그룹의 LG실트론 완전 인수가 8부 능선을 넘었다. 반도체 호황을 맞아 몸값의 수직 상승이 예고됐지만, 투자회수가 시급한 양 채권단을 활용해 별다른 출혈 없이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SK하이닉스를 활용한 대규모 확장도 예고돼 일찌감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구상에 돌입했다. 최태원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잔여지분을 취득하기로 하면서 그에 따른 시장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투자은행(IB)업계 및 SK그룹에 따르면 SK㈜는 이달 중순 KTB PE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19.6%)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옛 보고펀드 지분(29.4%)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 최 회장이 단독으로 적격입찰자에 선정돼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양 측은 내달 거래를 종결 지을 예정이다.

최 회장 측의 인수 가격은 과거 보고펀드에 인수금융으로 제공된 원금(2250억원)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확인됐다. 채권단내 한 관계자는 "최 회장 보유 재산으로는 2000억원이 넘는 지분을 인수할 수 없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는 SK㈜ 주식을 담보로 하거나 인수한 LG실트론 주식을 다시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 총수익스왑(TRS) 등을 고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바탕으로 LG실트론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최 회장의 지분 직접 매입에 대해선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딜(Deal) 관점에선 회사와 최 회장 개인 입장에선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그에 따른 실익 발생은 다른 논란 거리를 만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실트론 거래처가 SK하이닉스뿐만 아닌, 다수의 외부기업이고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 성공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와 책임 경영 차원에서 최 회장이 지분 취득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채권단 측 관계자는 “SK㈜가 경영권 지분 이상을 보유하면서 든든한 회수처도 보장됐고, 업황도 좋아져 최 회장이 KTB 보유 지분 대신 보다 지분율이 큰 우리은행 측 채권단 지분 인수를 택했을 것”이라며 “매각 상황상 우리은행 쪽 지분이 규모는 더 크지만 주당 가격은 아마 더 낮았던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실트론은 SK그룹 편입 이후 단기간 빠른 성장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제품인 웨이퍼는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지난해 이후 분기마다 가격이 10%씩 상승할 정도로 수급이 개선됐다. SK 편입 이후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대규모 증설투자를 집행할 여력을 갖춘 점 등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제 SK그룹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맞춰 LG실트론의 노후설비 전환 투자 및 신규 증설 등 구체적 내부 청사진을 계획했다. SK㈜는 올 초 LG실트론 경영권 지분(51%) 인수 이후, 일찌감치 잔여 지분을 올해 상반기까지 인수할 계획을 내부적으로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부에서는 2019~2020년까지 LG실트론의 기업 가치를 5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복안도 세웠다. 잔여지분 협상 과정에서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매각 대상자인 채권단 및 그룹 내에서도 해당 정보는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LG실트론이 현재 보유한 설비 경쟁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SK가 그 이상으로 회사 가치를 판단한 건 현재 실트론이 보유한 유휴 부지와 기반시설에 있다"라며 "빠르게 자금을 투입하면 호황에 맞춰 증설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18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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