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숨가쁜 두산그룹, 올해만 1.7兆 조달 예정
김은정 기자 | ejk0829@chosun.com | 2017.06.12 07:00
Edited by 이도현 팀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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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인프라·건설, 1조1500억 BW 발행 결정
영구채·CB 풋옵션에 대비 차원
차입금 만기 구조 단기화…재무부담↑

두산그룹의 자금 조달이 숨 가쁘게 이뤄지고 있다. 만기도래하는 각종 차입금을 갚고, 전환사채(CB)·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다.

어느 해보다 자금 소요가 크지만, 두산그룹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그나마 시장 수요가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사모채에 기대거나 국책은행의 후방 지원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긴 했지만, 장기 자금 조달은 여전히 어렵다. 전반적인 차입금 만기가 짧아지고 있는 점은 두산그룹 자금 포트폴리오의 또 다른 리스크로 부각될 전망이다.

두산그룹이 상반기에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1조7000억원을 넘어가고 있다.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건설 등이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사모 회사채, 해외채권을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거나 조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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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자금 조달의 주된 목적은 CB(두산건설), 영구채(두산인프라코어)의 풋옵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두산건설은 이달 중으로 2015년 발행한 CB(잔액 1391억원)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도래하고, 9월엔 2014년 발행한 CB(잔액 104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2년 발행한 5억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풋옵션이 돌아온다.

이 CB나 영구채는 두산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2013년을 시작으로 주력 계열사들이 택한 자금 조달 방안들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 영구채의 경우, 밥캣 인수 자금 상환을 위해 국내 비금융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발행된 영구채였다.

차입금 부담이 늘고 있는 점도 잇따른 자금 조달의 주요 배경이다. 두산그룹에서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두산중공업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배수는 올해 1분기 별도기준으로 8.3배까지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1조1142억원에서 올 1분기 1조7218억원으로 3개월 새 23%가량 증가했다. 각종 금융비용, 운전자금, 시설투자, 배당 등을 고려하면 두산중공업의 영업활동을 통한 차입금 상환재원 창출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자금 조달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올해 발표한 자금 조달 안 대부분이 BW와 같은 주식연계형채권에 치중돼 있다. 두산그룹은 공모형 BW 발행 재허용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추가로 매각할 자산이 사실상 거의 없고, 회사채 시장 복귀도 지연되면서 BW를 통해 최대한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국책은행 지원 카드도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다. 두산그룹은 국내외 채권 발행에 있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보증을 받는 수혜 기업 중 한 곳이다. 연초 두산인프라코어가 수출입은행의 보증을 받아 사모채를 발행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하반기에도 산업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아 3억달러(약 3358억원)어치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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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계열사의 잦은 자금 조달은 만기 구조의 단기화로 이어지고 있다. 두산그룹의 계열사 중 올해 공모채 발행에 나선 곳은 두산 계열사 중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두산(A-) 정도다. 올해 가장 큰 규모의 채권이 만기도래하는 두산중공업은 사모채를 발행해서 공모채를 갚고 있다. 주요 투자처가 리테일 투자(개인투자자)인 사모채는 공모채보다 발행이 쉽지만, 만기가 짧은 편이라 차입금 구조에는 부담이다.

한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몇몇 두산 계열사들의 실적이 올해 들어 호전됐다고 하나, 여전히 차입금 상환 등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때문에 만기가 짧은 사모채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등에 의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07일 14:08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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