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8000억 확보했는데...자본확충 '묘수' 없는 아시아나항공
김은정 기자 | ejk0829@chosun.com | 2017.06.14 07:00
Edited by 이도현 팀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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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운용리스 회계처리 기준 '최대 부담'
항공기 투자 늘려 LCC 공세도 막아야
자금 조달 선택지는 여전히 제한적

대한항공이 해외 영구채 발행을 확정하며 올해만 8000억원에 가까운 자본을 확충하게 됐다. 조달하는 자금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하며 치솟았던 부채비율도 연초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사정은 대조적이다. 항공기 리스 관련 회계기준 변경과 저가항공사(LCC) 공세에 마주한 탓에 대한항공보다 자금 확충의 필요성이 더 크다. 그러나 자금 조달 선택지는 과거보다 좁아졌다. 재무적 부담을 덜기 위한 묘수를 고안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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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자금 조달 필요성이 확대된 데에는 2019년부터 변경될 항공기 리스 회계처리 기준의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은 IFRS16이 도입되는 2019년 1월부터 손익계산서상 비용으로 반영되던 운용리스를 재무제표상 자산과 부채로 처리하도록 기준을 바꿀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1분기 기준 운용리스는 1조9200억원 규모로 해당 리스가 전액 부채로 처리되면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1000%를 웃돌게 된다.

운용리스는 항공사들이 항공기 소유 회사에 리스료를 지급하며 항공기를 빌려 쓰는 리스 방식이다. 금융리스 비중이 높은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부담을 고려해 항공기 대부분을 운용리스로 들여온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비율 급증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해 놓아야 한다. 회사는 "자본 확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투자 금액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멈출 줄 모르는 LCC들의 성장세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는 대한항공에 반해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의 절반가량이 중·단거리 노선에서 나온다. LCC 시장이 확대될수록 수익성 타격이 커진다는 의미다. 제주항공을 비롯해 현재 국내엔 6곳의 LCC가 운행 중이다. 출범을 앞뒀거나 설립을 위해 인가를 기다리는 LCC 수도 6곳에 이른다.

좀처럼 불씨가 사라지지 않은 중국의 사드 보복 변수는 더 큰 복병이다. 아시아나항공 매출의 20%가 중국 노선에서 발생한다. 사드 이슈가 유가 상승과 맞물린 올 1분기에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6% 축소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재무적 버퍼를 최대한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라며 "선제적으로 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화 약세 또는 유가 상승이라는 예측 불허한 변수가 추가된다면 재무적 부담 가중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만한 전략은 뚜렷하지 않다. 당분간은 ABS와 단기 자금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용등급(BBB-)이 하락세인 가운데 공모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은 끊긴 지 오래다. 올해만 68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ABS 카드가 계속해서 소진되자 투자자들은 발행 조건을 강화하고 나섰다. ABS 발행 증가로 상환 순위가 점차 밀리게 된 회사채 투자자들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지원은 요원하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 진행 당시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이미 지원 사격에 나선 바 있다. 특히 현 시점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전을 매듭짓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와중이라 아시아나항공이 그룹에 추가 지원을 타진할 여지가 크지 않다.

계열사를 활용할 방안도 많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상장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시도할 포석이었다. 그러나 주주 간의 충돌로 상장 작업이 수년째 미뤄지고 있다. 상장이 추진된다 해도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이 에어부산의 자체 성장이 아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 쓰이는 데 있어서 에어부산 주주들의 반발이 클 전망이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11일 09: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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