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성공 맛본 VIG파트너스, 체인업체 투자 속속 집행
입력 2017.07.26 07:33|수정 2017.07.26 08:49
    작년 하이파킹부터 최근 이리온까지…체인업체 투자·검토 이어져
    버거킹 회수 성공 후 본격화…”체인 사업 자신감 얻었을 것”
    영업망 확대해 고객 접점 늘리면서 중앙 컨트롤 강화하는 형태
    • VIG파트너스가 체인 방식 영업을 하는 회사에 적극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차장, 상조, 중고차 업체를 사들였고 최근엔 동물병원 체인 투자도 검토하는 등 업종도 다양하다. 햄버거 체인 버거킹 투자로 큰 성공을 거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평가다.

      중소·중견기업 경영권거래(바이아웃)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선회한 VIG파트너스는 LG실트론의 낙인을 빠르게 지워가고 있다. 대형 블라인드 사모펀드(PEF) 결성 후에도 이 같은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데, 체인 형태 사업체 투자가 잦았다는 점이 눈길을 모은다.

      VIG파트너스는 최근 동물병원 체인 이리온(법인명 DBS) 투자를 위해 주주인 대한제분 측과 협의를 진행했다. 이리온은 그룹 주력인 제분사업과 연관성은 크지 않지만 오너 일가가 애착을 가지고 꾸려온 사업이다. 2011년 청담점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14번째 지점을 열었고, 실적도 차츰 개선세다.

    • 지난해에는 주차장 관리업체 하이파킹과 상조업체 좋은라이프, 올해 들어선 중고차 매매업체 오토플러스 등 네트워크에 기반한 사업을 하는 체인 사업체들을 잇따라 사들였다.

      하이파킹은 국내 1위 주차장 관리업체로 2호 펀드 막바지의 포트폴리오다. 종전엔 유기적인 관리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아 각 사업장이 별도로 운영됐으나, 지금은 300곳에 달하는 주차장을 한 곳에서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무인시스템 설치 사업장을 늘려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좋은라이프는 3호 펀드 결성 직후 인수했다. 상조를 비롯한 가정 경조사를 단일 시스템으로 관리하며, 전국 지점망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수도 사업국(13개 지점)을 개국했고, 올해는 상조상품 판매 채널을 넓히기 위해 보험법인대리점(GA) 서울·부산·호남·충청·수도 지역본부를 열었다.

      오토플러스는 전국 6곳의 지점에서 자체 인증을 마친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 전국에 7곳의 물류센터와 순회정비 네트워크도 구축했고, 리스 및 렌터카 사업도 진행 중이다. 대규모 차량 정비와 인증 중고차 매매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오토플러스트러스트센터(ATC)를 인천에 이어 전국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최근 VIG파트너스의 체인 사업체 투자가 빈번했던 것은 과거 햄버거 체인 사업체 버거킹 투자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오토플러스나 하이파킹, 좋은라이프 등 모두 각각 업종에선 첫 PEF 투자 사례이기도 하다. 모두 지점망을 늘려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한편 중앙 컨트롤타워의 관리 역량도 키우는 형태였다.

      M&A 업계 관계자는 “VIG파트너스의 핵심 투자 테마는 업종 불문 중소·중견 기업 바이아웃이며 최근 투자도 이에 부합한다”면서도 “버거킹 투자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체인 사업에 익숙해지고 기업가치를 올릴 자신감이 생긴 점도 최근 투자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VIG파트너스는 2012년 2호 펀드를 통해 버거킹(법인명 비케이알)을 인수했다. 버거킹은 경쟁 회사와 수제버거 사이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었으나 점포 수가 부족했다. 인수 당시 매장은 백여 곳에 불과해 1000곳 이상이던 롯데리아나 200여 곳이던 맥도날드와 격차가 컸다.

      VIG파트너스는 다양한 광고 및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는 한편 매장수도 늘려갔다. 직영으로만 운영하다 가맹점 비율도 차츰 높였고, 전체 사업망의 데이터 분석 시스템도 구축했다. 2015년 말 매장 수는 236곳으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VIG파트너스는 지난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 가격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을 받고 버거킹을 매각했다.

      가맹 계약서만 수백 페이지에 달한다는 햄버거 체인 매장을 수백 곳이나 운영해 본 노하우는 유사 체인 사업체 경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버거킹 핵심 운용인력인 이철민 VIG파트너스 부대표는 이리온 투자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좋은라이프 경영관리본부장(CFO)에는 버거킹 출신 김재준 상무가 선임되기도 했다.

      바디프랜드 역시 최근 투자한 체인 사업체와 유사한 성격의 성공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VIG파트너스는 2년 전 바디프랜드를 인수한 이래 직영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고객의 체험기회 증가가 매출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