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주사 전환 관심 없는 이해진 창업자
경지현 기자 | peakhyun@chosun.com | 2017.08.11 07:00
Edited by 이도현 팀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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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과 자사주 교환에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솔솔
사업적 차원에서도 필요성 거론…"광고사업 미래 먹거리 구분해야"
"잡음 나오는 것 싫어해"…이해진 의지가 변수

네이버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이해진 창업자의 지배력 강화와 신사업 확장 동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실상 네이버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는 이해진 창업자의 성향을 고려하면 지배구조 손실 작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의 지주사 전환설이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창업자인 이해진 전 의장의 네이버 지분율이 4.6%로 상대적으로 취약해서다. 현재 네이버의 최대주주는 지분 10.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외국계 펀드도 두 곳이다. 해외에 있는 자회사 라인(LINE)을 포함해 70여개 달하는 계열사를 거느린 네이버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다.

네이버

사업적 측면에서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구글의 알파벳과 같은 지주사를 만들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알파벳은 신사업 발굴 및 투자를 전담하고 나머지 자회사들은 기존 서비스에 집중하도록 했다. 자율주행차·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다방면에서 '검색·광고 이후'를 찾고 있는 네이버도 기존 사업과 미래 신사업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올 들어 네이버가 잇따라 조직개편에 나서자 시장은 그간 꾸준히 제기만 돼 왔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웹툰&웹소설 CIC를 분사해 자회사 네이버웹툰을 설립하고, 밴드(BAND)를 서비스하는 자회사 캠프모바일의 사업부였던 스노우(SNOW)를 분사해 네이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한 증권사 IT 담당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인적분할 뒤 현물출자를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며 "지난달 미래에셋대우와 자사주를 스와프하면서 일종의 백기사를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와 지주사 전환 기대감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26일 미래에셋대우와 5000억원 규모 자사주 교환을 통해 보유 자사주는 12.6%에서 10.9%로 감소했지만, 줄어든 주식 만큼 의결권이 부여된 우호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정부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자사주 의결권을 부활시켜 지배력을 강화하는, 이른바 '자사주 마법'을 금지하는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커지자 네이버가 지주사 전환에 앞서 사전 작업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KakaoTalk_20170714_133102582지지부진 하던 주가도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지주사 전환 가능성과 함께 때마침 미래에셋대우와의 자사주 스와프 계약 소식이 나오면서 하락세를 보이던 주가는 80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시장의 바람과 달리 네이버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임의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에 대한 이해진 창업자의 거부감이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경영 과정에서 이런 저런 잡음이 나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이해진 창업자의 성향를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네이버에 정통한 관계자는 "새 정부 하에서 공정거래법 및 상법 강화가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미래에셋대우와 자사주 교환 계약을 맺지 않았느냐"며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결국 사전 포석이었다는 뒷말이 나올텐데 이해진 창업자가 제일 싫어하는 게 잡음, 뒷말, 꼼수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지주사 전환 작업이 쉽지 않은 점도 있다. 네이버 아래에 있는 주요 자회사들의 덩치가 작지 않다는 점이다. 네이버의 주요 자회사인 라인(LINE)의 자회사·손자회사만 30여개로, 시가총액은 9214억엔(9조9000억원)에 이른다.

다른 증권사 IT 담당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을 한다면 라인이 가장 큰 골칫거리"라며 "지주사가 라인의 지분을 가져오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덩치가 워낙 커서 현실적으로 (지배구조) 정리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카카오의 경우 현금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 자회사들도 사이즈가 작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거의 필수적인 상황이지만 네이버는 다르다"며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창업자가 꺼려하는데 굳이 복잡하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7월 16일 09: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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