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뚝' 끊긴 쿠팡, 美나스닥 상장 채비
조윤희 기자 | choyh@chosun.com | 2017.10.13 07:00
Edited by 이재영 팀장 |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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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증권·운용사 전문 인력 영입 중...나스닥 상장 고려
FI들의 투자회수 요구 대응 목적 커...2015년 이후 투자 유치 없어
티몬도 자금 유치 위해 여행업 분사 마련..."이커머스 한계 봉착"


쿠팡이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투자회수)를 위한 채비와 더불어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한 포석이다. 2년 전 조 단위 투자를 받은 쿠팡은 이후 추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국내외 증권·운용사에서 전문 인력을 모집에 나섰다. 기업공개(IPO) 경력이 있는, 특히 해외 주식 시장에서 상장 관련 경험이 있는 인사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외국계 IB 출신이 주요 영입 대상으로 꼽힌다.

쿠팡은 국내 증시보다 해외 상장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거부터 거론했던 미국 나스닥 시장을 타깃으로 준비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김범석 당시 쿠팡 사장은 나스닥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해외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았던 쿠팡의 입장에선 나스닥 상장이 한국 시장 상장보다 대외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지난 7월에도 나스닥 상장을 조건으로 해외에서 5000억 규모 프리IPO투자를 받으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이는 성사되지 않았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의 상장은 요원하다. 올해 초 경쟁사 티몬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주관사 선정까지 마쳤지만, 투심을 확인한 이후 기업공개와 관련한 일정을 철회했다. 이를 지켜본 쿠팡도 티몬의 행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치킨게임으로 적자를 보이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 대해 국내 투자자 사이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뚜렷하다.

기업공개 가능성을 부인하던 쿠팡이 다시 해외 시장 상장 카드를 꺼낸 이유는 투자자들의 강한 요구가 배경인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은 2011년부터 재무적투자자(FI)의 도움을 받아 사세를 키워왔다. 초기 투자자 중 일부는 회수를 검토할 시점이다.

쿠팡은 2011년부터 매버릭캐피탈과 알토스벤처스 등 벤처캐피탈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다. 이어 지난 2014년 5월 미국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1억달러, 2014년 12월 블랙록 컨소시엄 등으로부터 3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2015년 5월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 받아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간 유치한 대량의 투자금은 자체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느라 이미 소진한 상황이다. 2015년 이후 추가 투자도 끊겨 내부적으로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지난해 쿠팡은 매출액이 2조원으로 전년대비 70% 늘어난 모습을 보였지만 적자 규모는 1년전과 비슷한 5600억원을 유지했다.

쿠팡의 외부 자금 유치 계획은 이커머스 업체의 성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최근 티몬은 수익성이 그나마 높은 여행사업부를 분사해 수천억원의 외부투자를 받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IPO 대신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사상누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쿠팡의 투자유치에 대한 평가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손정의 회장이 베팅한 것과 달리 쿠팡의 최근 성장성은 하락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하며 "이미 회사의 적자 규모가 지나치게 커져 기업공개나 추가적인 초대형 자금을 유치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문제를 극복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0월 06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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