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베트남 시장 확장 전략…"中실패 상쇄 위한 미봉책"
김은정 기자 | ejk0829@chosun.com | 2017.10.13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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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사태 이후 베트남 투자에 박차
하노이에 3300억원 복합쇼핑몰 건립 본격 착수
875억원 들여 금융사 '테크노파이낸스' 인수
중장기 전략 아닌 중국 실패 만회 위한 미봉책

롯데그룹이 사드 사태의 충격을 덜기 위해 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중국 시장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그칠 것이란 평가들이 뒤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베트남 시장이 롯데 해외 사업의 주요 무대로 크기엔 정치적·경제적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룹이 추진 중인 베트남 시장에서의 크고 작은 투자가 중국의 선례처럼 자칫 롯데 해외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베트남 금융시장으로의 진출을 전격 단행했다. 롯데카드를 인수 주체로 내세워 지난 28일 현지 5위 은행인 테크콤뱅크의 자회사인 '테크콤파이낸스'를 875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는 현재 최종 인수를 위한 마지막 단계로 베트남 중앙은행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베트남 당국의 까다로운 특성을 고려하면 이 절차는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는 사드 사태와 무관하게 베트남 금융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었다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거래는 그 어느 때보다 최근 주목받은 중국 이슈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평가가 많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사드 사태가 정점을 찍은 올해 4월 테크콤파이낸스를 인수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그 이전에도 인수할만한 동남아시아 금융사를 찾고는 있었지만 롯데가 실질적으로 인수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의 철수가 해외 사업 전체의 실패로 읽힐까 롯데가 재빠르게 베트남 시장에서 살만한 매물을 알아보고 이번 거래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동안 롯데 금융사의 해외 사업은 계열사인 롯데멤버스를 통한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사업에만 머물러 있었다"고 밝혔다.

안팎에선 이번 거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렵다는 전언들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성숙하지 못한 베트남 인수·합병(M&A) 시장 특성상 베트남 은행 측의 허가가 언제 떨어질 지 모르는 상황인데다, 허가를 받더라도 베트남은 신용카드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에도 진입하지 못하고 있어 인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연간 6.5%까지 상승한데 반해, 국민들의 신용카드 이용 비율은 전체 상품 결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금융업이 본 궤도에 오르지 않은 상태다. 대부분 상점이 신용카드 단말기조차 구비하지 않고 있어 롯데카드는 테크콤파이낸스 인수 이후 사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롯데가 10여년 넘게 베트남 시장에서 공을 들여온 유통업 역시 분위기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2008년 베트남 1호점을 낸 롯데마트는 이후 점포 수를 13개까지 밖에 늘리지 못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의 정치적 리스크와 더딘 경제 발전 속도 때문에 중국에서처럼 할인점 사업을 크게 확장하기가 어려웠다. 백화점 등 다른 유통 채널의 경우 베트남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극히 작다.

베트남 유통 시장에서 성공을 하기 어렵다는 점은 이마트의 상황에서도 드러난다는 평가다. 할인점 부문에서 롯데보다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이마트는 2015년에서야 베트남에 진출했고 현재 한 개의 점포 밖에 보유하지 않고 있다. 이마트 측은 향후 추가로 한 곳의 점포 개점만을 계획하고 있을뿐 베트남에서의 확장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의 경우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의 점포 중 괄목할만한 실적을 보이는 곳이 사실상 없었다"라며 "베트남 현지 얘기를 들어봐도 점포들이 활기를 띄거나 확장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10년간 베트남 유통사업이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롯데는 중국에서처럼 복합쇼핑몰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롯데몰 하노이점' 건립에 첫 삽을 뜨고 총 33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중단 위기에 처한 복합쇼핑몰 사업이 베트남에선 성공하리라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유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롯데몰 하노이점의 경우 아직 초기 단계에 진입한 정도"라며 "입점할 상점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터라 사업성이나 투자가치를 평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롯데의 최근 베트남에서의 행보는 사드 사태로 중국에 집중됐던 롯데를 향한 시장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정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엔 어렵다는 지적이다. 중국에서의 철수로 롯데는 베트남 투자에 조급해질 수밖에 없겠지만 베트남에서의 투자가 실질적인 결과물로 이어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0월 10일 09: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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