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 유증 현대상선, 영업력 회복이 더 시급한 문제
입력 2017.10.17 11:26|수정 2017.10.17 11:41
    한신평 “실적개선 폭 부진…업계 치킨게임 재발 가능성”
    회계방식 변화로 재무구조 재악화 우려도
    • 현대상선이 7000억원에 가까운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유증으로 재무구조 개선은 기대되지만 수익구조 개선과 사업경쟁력 강화 등 근본적인 영업 체력 개선은 여전히 힘들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상선의 6936억원(시설자금 4000억원, 운영자금 2936억원)의 유증 계획에 대해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수익구조 개선과 사업경쟁력 강화 등 영업측면의 펀더멘털 개선이 회사의 신용도상 주요 변수로, 유증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저하된 사업경쟁력과 열위한 수익구조를 감안하면 경영정상화에는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고, 실적개선 정도에 따라 자체적인 재무적 대응능력은 가변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경영정상화 달성 여부가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라는 얘기다. 이것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2년 안에 유동성 리스크의 재발 가능성이 열려 있고 이에 따라 신용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컨테이너 시황, 글로벌 경쟁구도 변화,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모니터링 대상이다..

      글로벌 선사들의 영업수익성은 2017년 2분기에 흑자전환했지만 현대상선의 실적 개선폭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미주 물량이 크게 늘었으나 화물비 부담으로 미주노선의 적자 폭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럽∙아시아의 컨테이너 시황 회복 추세로 전반적인 영업적자는 일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쟁 구도는 더 심해졌다. 글로벌 상위 7개 선사의 선복점유율은 76%(2017년 8월 기준)에 이르고 있다. 현대상선을 포함한 하위선사들간의 경쟁력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최근 MSC, CMA CGM, COSCO 등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원양선사간의 경쟁형태를 감안하면 향후 치킨게임의 재발 가능성은 열려있다.

      현대상선 입장에선 영업 측면의 구조조정이 과제로 남아 있다. 향후 고용선료 부담 해소, 환경규제를 충족하는 친환경∙고효율의 선박 확보, 터미널 등 인프라 투자를 통한 화물비 절감 등 경쟁력 강화방안이 순조롭게 시행되는지 여부와 그 과정에서의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여부가 중요한 모니터링 요소이다.

      2019년 IFRS17 ‘리스(Lease)’ 도입으로 1년 이상의 장기용선에 대해 미래 용선료 지급액의 현재가치가 부채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그 영향으로 1년 이상 장기용선이 80척에 이르는 현대상선의 재무구조가 크게 저하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