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제 조짐에도 '중국' 언급 피하는 스튜디오드래곤
조윤희 기자 | choyh@chosun.com | 2017.11.15 07:00
Edited by 이재영 팀장 | leejy@chosun.com
print인쇄 print공유하기
+ -
중국 제외 미국·아시아 시장 진출 방안 강조하고 있어
투자자·언론 대상 기업설명회에서도 중국 전략은 공개 안해
외부에선 중국 매출 반영 기대감...소통 안돼 '깜깜이 투자' 지적도

KakaoTalk_20171110_113037296

중국 정부의 한류 금지령(限韓令)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작 스튜디오드래곤은 중국 시장 확대 전략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이번 공모가에 중국 매출 확대의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회사의 전략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해 깜깜이 투자를 하게 됐다.

최근 해외 전략이 부실하다는 시장의 지적에 따라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지난 6일 증권신고서를 수정,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밝혔다. 회사는 워너브라더스, 넷플릭스 등 미국 대형 제작사와 공동으로 드라마 제작을 협의 중이며 공모자금의 절반 정도인 700억원을 제작비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작 시장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중국 매출 확대 전략에 대해 스튜디오드래곤 측은 언급을 피하고 있다. 상장을 위해 금융당국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도 중국 시장에 대한 거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9월 사드 배치 이후 악화된 한중관계와 이에 피해를 본 드라마 시장에 대한 진단이 유일하다.

최근 상장을 위해 언론과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 설명회에서도 회사 측은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중국 시장 확장 전략에 대한 문의에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는 "(중국 시장 개방을)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 분위기를 감지하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대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의 확장과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국내 드라마 산업의 주력 시장이 아닌 미국에 대한 전략 발표를 사실상 앞세우고 있어 시장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미국 시장 매출액은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 해외 매출액의 6%, 전체 매출액의 1%를 차지한 바 있다.

이에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1년간 중국향 매출이 없었고, 현재 해외매출의 80%가 일본과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 기반하고 있어 중국 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불확실한 중국과의 태도로 시장의 기대만큼 실적 성장이 따라주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최대한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이다.

2017.11.12_한한령 해제 조짐에도 '중국' 언급 피하는 스튜디오드래곤1

이처럼 중국과 거리감을 두려고 노력하지만, 중국의 태도 변화로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가 스튜디오드래곤이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회사의 조심스러운 대응과 달리 투자자들만 기대감이 부풀어 있는 모양새가 됐다.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공모가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변화가 감지된다. 당초 중국 제작사를 비교 기업 대상에 넣어 현재 실적보다 다소 과장된 밸류에이션을 받았다는 시장의 지적이 따랐던 터다. 그러나 한한령 완화 조짐이 보이던 지난 10월 말 이후, 회사의 중국향 매출이 새로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는 확대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경우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의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디어를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 역시 " 2018년 중국 시장 향 판권 수익을 인식할 시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 청약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드라마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보여준 중국 시장의 존재감과 이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감을 고려하면 중국 진출 전략과 방향성을 공개하지 않은 회사의 태도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 시장은 중국을 논외로 두고 말할 수가 없다"면서 "회사 측의 중국 관련 전략을 듣지 못하고 분위기에 떠밀려 투자를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1월 12일 07:00 게재]

기사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