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시장 커지자...격해지는 증권사 PBS 경쟁
입력 2017.11.21 07:00|수정 2017.11.22 09:40
    증권사 인하우스 헤지펀드 모시기 경쟁
    헤지펀드에 직접 투자하며 고객 유치하기도
    경쟁은 치열하지만 수익은 ‘글쎄’
    •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커지며 증권사간 프라임브로커(PBS)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헤지펀드에 수백억원대 투자를 약속하면서까지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경쟁이 심하지만 막상 수익은 기대만큼 크지 않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PBS도 나타나고 있다.

      헤지펀드 설정액 규모가 13조원에 이르면서 헤지펀드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PBS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PBS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대차와 증권대여, 리서치 등의 부가 서비스를 공급한다.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 라이선스가 부여돼 삼성, NH투자, 한국투자, KB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등이 PBS 업무를 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곳은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설정액 규모 기준 전체 PBS 중 1,2위를 차지한다. 이달 15일 기준 삼성증권이 펀드설정액 기준 점유율 30%, NH투자증권이 23.5%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채권형 헤지펀드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빠르게 설정액을 늘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폭넓은 증권대차풀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증권대차풀이 많을수록 공매도 전략을 수행하기 용이해지기 때문에 헤지펀드 입장에선 증권대차풀이 풍부한 PBS를 선호한다.

      최근엔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만들면서 인하우스 헤지펀드와 증권사간 짝짓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를 유안타증권은 KB증권을 KB증권은 NH투자증권 등을 PBS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량 고객 확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증권사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양질의 서비스만으로는 고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직접 헤지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넣겠다는 제안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시드머니(seed-money;초기투자금) 제공은 PBS의 역할 중 하나지만, 마케팅이 엮이며 규모가 천정부지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 증권사 헤지펀드 관계자는 "PBS 유치를 위해 헤지펀드에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넣겠다는 곳도 있다"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니 마케팅 규모도 더욱 커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PBS가 수익을 창출할만한 구석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PBS의 주 수익원은 주식의 대차, 스왑, 수탁이다. 과거엔 주식형 헤지펀드가 많다 보니 빈번한 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렸다면 최근엔 채권, 메자닌 영역으로 투자처가 변하고 있다. 그만큼 대차, 스왑 등의 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리기 힘든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해외로 PBS의 영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후발주자로 나선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국내에선 ‘먹거리’가 풍부하지 않다는 판단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헤지펀드 들이 국내시장에도 관심을 가지는 만큼 이들을 위한 서비스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 대형사 PBS 관계자는 "국내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원이 한정적이다 보니 다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라며 "특히 후발주자들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