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쓴맛 본 에쓰오일, 3000억 투입해 신사업 투자 조직 설립
차준호 기자 | chacha@chosun.com | 2017.12.06 07:27
Edited by 이도현 팀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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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설립 유력…10년차 애널 영입 등 신사업팀 보강 박차

에쓰오일이 ‘오일머니’의 위엄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신임 최고경영인(CEO) 부임 이후 뭉칫돈을 들여 사내 투자조직 설립에 나서고 있다. 신규투자팀 인력을 보강하는 등 본격적인 신사업 발굴 채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인수합병(M&A)에 보수적인 기조에서 변화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사내벤처캐피탈(CVC) 형태의 투자 조직을 꾸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본사 이사회를 통과해 마지막 정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 측은 "여러 방안 중 하나이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에쓰오일은 또 최근 증권가 IB 및 M&A 인력 등을 중심으로 외부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최근엔 10년차 정유·화학분야 애널리스트를 신규사업팀에 영입하며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의 신규투자 및 신사업 M&A는 신사업부문 내 신규사업팀이 전담하고 있다.

그간 에쓰오일의 신사업 진출은 사내에서 '금기시' 돼 왔다. 에쓰오일은 지난 2011년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인 한국실리콘 지분 약 33%를 인수해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약 3000억원을 투자했지만 투자금만 소진했다. 이후 전임 사장 임기동안 기존 설비의 고도화 작업 등 본업내 대규모 투자에 집중해왔다.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 투자에 나서고, 적극적으로 해외 M&A를 추진해온 점과도 대조적이다.

지난해 오스만 알 감디 신임 CEO의 부임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후문이다. 내부 관계자는 "신임 CEO가 신사업팀을 직접 챙기는 등 신사업 고민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쓰오일은 1991년 사우디 아람코에 인수된 이후 첫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M&A에 나섰다. 회사는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펀드(MKOF)로부터 울산내 물류업체 동북화학 지분 100%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수대금은 약 1000억원 내외가 거론된다.

석유·화학업계가 호황을 맞아 곳간이 두둑해진 상황에서 '돈을 어떻게 쓸 지'가 각 사의 고민이 됐다. 에쓰오일은 지난 2015년부터 약 4조5000억원을 들인 대규모 투자(슈퍼 프로젝트)가 내년 6월이면 종료돼 재무 부담도 덜게 된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VC 투자 조직으로 방향이 확정된다면 정부 기조와 발맞춤하기에도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2월 01일 17:1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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