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활성화 나선 연기금...13兆 추가 투입 예상
김진욱 기자 | marketwarrior@chosun.com | 2018.01.09 07:00
Edited by 이재영 팀장 |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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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공, 코스닥 비중 10%까지 확대 예정
과기공·교공 등 타 연기금도 긍정 검토
일각선 독립성 훼손 및 기금 손실 우려
"코스닥 시장 건전성 확보가 우선돼야"

자본시장 '큰 손' 연기금·공제회들이 정부 시책에 맞춰 올해 코스닥 시장의 중·소형주 투자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 계획에 발을 맞추는 모습이다.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하고 중소기업 자금 융통에 숨통이 트이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연기금이 코스닥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독립성이 훼손되고, 변동성 큰 장세에 기금 손실도 우려돼서다. 코스닥 시장 건전성 확보가 우선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관투자가 중 한 곳인 행정공제회는 지난해 8% 가량이었던 주식부문 내 코스닥 직접 투자 비중을 올해 10% 수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행정공제회는 작년 하반기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이 모여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이후부터 중·소형주 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가닥을 잡았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11월 '투자 가능 종목군'을 미리 지정해 그 안에서만 투자하는 내부 규정을 없앴다.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주식이면 코스피·코스닥 가리지 않고 투자할 수 있다. 사실상 코스닥 투자 확대를 위한 정책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도 코스닥 투자를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당국이 이달 중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부 사안을 발표하면 적극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 전 투자에 참여해 최근 100% 수익을 낸 교직원공제회도 코스닥 시장의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 투자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과 궤를 같이한다. 정부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이 2.2%에 불과하다면서 이를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췄다. 정부의 계획대로 투자 비중이 2.2%에서 10%까지 늘어나면 13조원 안팎의 자금이 코스닥 시장에 추가 투입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한다.

다만 연기금·공제회들은 본격적인 투자 비중 확대에 앞서 차익 거래 시 부과되는 증권거래세(세율 0.3%)를 면제해 달라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거래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개정안이 빠르면 내년 하반기 국회를 통과, 내년에는 거래세 면제가 확대 적용될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 거래세 면제 혜택은 우정사업본부만 받고 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지난 해 주식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자했느냐가 기관투자자의 수익률을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됐다"면서 "코스닥 시장에는 차익 거래 기회가 많으니, 거래세 면제가 타 연기금에 확대 적용되면 코스닥 시장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차익 거래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기금에 거래세 면제 혜택을 확대 적용할 시 타 기관투자자나 개인투자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연기금 자금을 동원하는 구상 자체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투자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코스닥 시장은 변동성이 커 기금 손실 위험이 크다는 우려다.

코스닥 시장의 건전성 확보 필요성도 제기된다. 투자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방해하는 허위·과장 공시를 근절하고, 부실 기업 감시 및 퇴출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에는 여전히 불건전 거래와 비합리적인 투자가 횡행해 '잃어서는 안 되는' 연기금의 자금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 유관 기관을 통해 코스닥 시장의 건전성을 제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1월 07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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