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 제 값 달라"는 LG디스플레이…잘 나가는 LG전자 TV에 영향 미칠까
차준호 기자 | chacha@chosun.com | 2018.02.08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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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10% 육박하는 LG전자 TV사업
OLED TV 실적 1등 공신…LGD OLED 패널은 여전히 적자
2년만에 상황 역전된 LG전자와 LGD
평가도 엇갈려 "시장 지위 굳건 vs. 이익 영향 있을 것"

순항하고 있는 LG전자의 OLED TV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LG전자에 핵심 부품인 OLED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가 가격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LG전자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 이후 잠잠해졌고, 오히려 LG디스플레이가 LCD 공급과잉을 맞아 춘궁기를 앞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핵심 부품 가격 변동 가능성에 직면한 LG전자 입장에선 OLED TV 시장 확대에 매진해야 할 상황이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투자자 미팅에서 LG전자로 공급하는 OLED 패널 가격에 대한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참석한 한 기관투자자는 "LG디스플레이가 그룹 차원에서 (패널 가격 문제에 대한) 중재를 했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패널에서 더 큰 마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올해 들어 뒤바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이 그룹의 의사결정에도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5년 이후 스마트폰 사업에서 조 단위 적자가 쌓였던 LG전자는 지난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이익을 거둬 한숨 돌렸다. 투자등급 상실 직전까지 몰렸던 국제 신용등급도 연이은 호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상향됐다.

반전의 1등 공신은 단연 TV 사업, 그중에서도 OLED TV였다. OLED TV판매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5년만 해도 TV사업을 총괄하는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0.3%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7.1%, 지난해엔 8.4%로 높아졌다. 2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의 차별화 전략이 적중해 영향력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OLED TV 판매량도 2015년 약 31만대에서 지난해 100만대까지 늘었고, 올해는 2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TV사업(HE사업본부) 실적 추이

반면 OLED TV의 판매 호조에도 LG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하는 OLED 패널은 여전히 적자가 쌓이고 있다. 사업 초기 반영된 감가상각비 부담을 제외하더라도 단기간 흑자를 기록하긴 어렵다는 사내외 평가다. LG디스플레이도 대외적으로 OLED 패널 분야에선 올해 하반기 이후에야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비쳤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OLED 시장 초창기엔 전략적으로 LG디스플레이가 고객사들에 일정 수준의 가격 인하(CR; Cost Reduction)를 허용했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력사업인 LCD가 굳건했던 시기 연간 4조~5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창출해온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OLED 패널 부문의 적자는 시장 확대를 위해 감내가 가능했다. 하지만 중국의 LCD 양산이 본격화되는 올해는 패널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을 1조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에 4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OLED에 올해만 9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앞두고 있어 자금 운용도 빠듯해졌다. 당장 2년 전과 정반대의 입장에 놓인 셈이다.

한 디스플레이 담당 연구원은 “위기였던 LG전자를 위해 LG디스플레이가 감내한 부분도 일정 정도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LG전자로의 공급 가격이 글로벌 표준 패널 가격이 되다 보니 다른 세트업체들이 유사한 가격에 가져가 수혜를 봤는데, 이제 OLED 시장이 열렸고 LG디스플레이도 이전처럼 체력이 좋지 않아 올해부터는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역대 최고 수준의 호황을 누리는 LG전자의 TV사업이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가격 상승에도 순항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LG전자를 지켜본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갈린다.

현재까지 보여온 OLED TV의 판매량 추이와 경쟁사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별다른 대응을 못 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패널가격 조정에도 현재 지위를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LG측에서 최근 일본 소니(Sony)가 OLED 패널 가격 인하를 요구하자 소니에 공급하려던 일정 물량을 LG전자와 파나소닉(Panasonic)으로 옮겨 대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OLED TV 시장 주도권에 확신이 생겼기 때문에 고객들에게도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전부문이 미국 트럼프 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로 불확실성에 노출된 데 이어 TV사업에서도 변수가 생긴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여전히 LG전자 내 다른 한 축인 스마트폰(MC사업본부) 사업이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고민거리가 늘었다는 지적이다. 다른 IT분야 애널리스트는 "회사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TV 완성업체들의 실적은 패널 가격 등락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이전처럼 TV에서 10%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2월 01일 11:2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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