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C 2심서 재무적투자자 승소…두산, 8000억 물어줄 위기
입력 2018.02.21 18:38|수정 2018.02.21 18:38
    2심 “두산그룹이 FI 지분 IRR 15% 적용해 사야”
    •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재무적투자자(FI)들이 두산그룹과의 주주간계약 소송 2심에서 승소했다. 두산그룹은 8000억원을 물어줘야 할 처지에 몰렸다.

      21일 서울고등법원은 IMM PE, 미래에셋PE, 하나금융투자PE 등 FI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지급청구 소송 2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FI들은 2011년 3800억원에 DICC 지분 20%를 인수했다. 기업공개(IPO) 및 공개매각이 모두 무산되자 두산그룹에 투자회수를 요구하는 소를 제기 했으나 지난해 1심서 패소했다. 주주간계약 상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은 풋옵션을 우회적으로 구현해 놓은 것이라는 FI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2심은 두산그룹이 FI의 드래그얼롱 행사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FI가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두산그룹이 약정된 수익률(IRR 15%)을 적용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봤다. FI가 최초 청구한 금액은 7093억원(2015년 11월 기준)이었지만 그간의 이자(6%)도 800억원 더 붙었다. 두산그룹이 당장 부담해야 할 금액이 8000억원에 육박한다.

      한 거래 관계자는 “대법원으로 가더라도 2심 판결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두산그룹이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세종이 FI 측 법률자문을 맡아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두산그룹 측 법률대리인은 김앤장, 기현 등이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