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에 '인덱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현대차
입력 2018.04.23 07:00|수정 2018.04.24 09:49
    2년째 박스권서 등락…'지루한' 주가
    기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보유하는 상황
    "지배구조 개편할 때 아니다" 평가도
    • 국내 주식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 주가가 2년 넘게 박스권에 갇히면서 기관투자가들은 현대차 주식에 대해 '지루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포트폴리오 상 담는 것이기에 '사고만 안 쳤으면 좋겠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주당 20만원대를 유지하던 현대차 주가는 2014년 하반기, 2015년 하반기 두 차례 급락한 이후 줄곧 13만원과 16만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16일 종가는 15만3000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를 포트폴리오 때문에 담는 상황이다. 성장성은 잘 보이지 않지만, 시가총액 33조7000억원의 유가증권 시장 6위 주식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사들인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사 주식 투자 담당자는 "현대차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 수준이라 비싸지는 않다고 판단해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현대차는 주가가 치솟든 폭락하든 '사고'만 안 내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부분의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현대차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는 전언이다. 한 연기금 주식 투자 담당자는 "현대차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 수준인데 1%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기관은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기업으로서 현대차의 펀더멘털에 대한 회의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보호 무역주의와 엔저를 앞세운 일본의 공세에 밀려 현대차 해외 판매량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올 1분기 실적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이유로 지배구조 개편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작업"이라면서 "정권의 영향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발표는 했지만, 현대차는 사업 전략 전면 수정 등 펀더멘털 개선이 더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