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주가, 주식매수청구가 근접...분할합병 주총 통과도 불투명
한지웅 기자 | hanjw@chosun.com | 2018.05.14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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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매수청구 23만3000원, 현재가 23만6000원
추가 하락 시 매수청구 크게 늘듯...기관들 "배임 회피 목적"도
합병 통과 후에도 매수청구는 최대 2조원까지
삼성重-삼성ENG도 매수청구에 합병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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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을 위한 주주총회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합병 계획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오는 29일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분할합병 안건을 의결한다. 회사의 분할과 합병 안건은 특별결의 요건에 해당하는데 안건 통과를 위해선 전체 주식의 33.4% 이상, 주총에 참석한 주식의 66.7%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주당 23만3429원에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주주총회가 끝난 이후부터 안건에 반대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물을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주주총회 안건의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모비스의 9일 종가는 23만60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 금액과 큰 차이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지금보다 하락해 주식매수청구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주주들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주들 입장에선 합병반대 후 주식매수청구 권리를 행사할 유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 주가 추이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의 주가 추이를 볼 때 주주총회 안건 통과를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엔 판단이 엇갈릴 가능성도 있지만 기관투자가들은 향후 배임의 소지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면 합병 반대와 주식매수청구를 행사할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했다.

분할합병 안건이 통과하더라도 총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현대모비스가 정해놓은 2조원이 넘어설 경우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을 추진할 당시 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은 통과했으나 주식매수청구가 기준보다 많이 행사된 탓에 합병이 무산되기도 했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주요주주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30.2%, 국민연금 9.8% 등으로 구성돼 있고, 5% 미만을 보유한 소액투자자는 56%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47.8%다.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사 엘리엇매니지먼트(Elliot management)가 현대차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기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근거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시점에서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매수청구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이어 이번에도 합병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요주주인 만큼 의사결정에 이목이 집중돼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엘리엇이 정부에 대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의사 결정에 합리적인 근거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투자자들과의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주요 일정

합병비율에 대한 논란, 주가 하락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으며 주주들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이 시원치만은 않다. 현대모비스는 이달 초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과 특별배당 등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본격화 하기까진 아직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있다.

현대차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고심 끝에 주주환원책을 내놓기는 했으나 실제로 실현되기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남아있어 분할합병에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현재 주주들에게는 그다지 유인이 되지 못한다"며 "회사가 명확한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해나가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줘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고 밝혔다.

이르면 이번 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회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입장 발표도 주총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이 상당한 만큼 이번 발표가 이들을 규합하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미 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9일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 안건에 대해 "합병비율과 목적이 주주관점에서 설득력이 없다"며 '반대' 의결권 행사를 권고한 바 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5월 09일 16:4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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