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투자 회수 나서는 '앵커파트너스'
입력 2018.05.25 07:00|수정 2018.05.24 17:52
    성과 따라 향후 펀드레이징 영향
    알짜지만 원매자 접근 쉽지 않아
    "회수 전망 불투명" 우려 목소리
    •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파트너스)가 포트폴리오 투자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의 투자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올해 펀드레이징까지는 무난하겠지만 그 다음 펀드를 결성하기 위해선 회수 실적도 받쳐줘야 한다는 평가다.

      앵커파트너스는 골드만삭스PIA 출신 안상균 대표가 2012년 설립한 운용사다. 해외 자금을 모아 결성한 두 개의 블라인드펀드로 국내서 투자를 진행해 왔다. 경영권, 비경영권 거래를 가리지 않고 에너지·의료·음식료·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앵커파트너스는 올해 들어 동시 다발적으로 회수에 나서고 있다. 최근 메타넷비즈니스서비스 매각을 재개했다. 작년 말부터 매각을 추진했으나 결실을 거두지 못하자 씨티글로벌마켓증권으로 주관사를 바꿔 다시 원매자를 찾기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는 골드만삭스를 통해 헬스밸런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지오영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운용 햇수가 쌓이면서 앵커파트너스도 투자회수 능력을 입증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투자 성과에 비해 회수 실력에 대해선 아직 의문 부호가 붙어 있다. 지난해 경남에너지를 프로스타캐피탈에 좋은 가격에 매각했으나 어느 정도 운이 따른 거래란 평가도 있었다.

      M&A 업계 관계자는 “PEF의 수명을 감안하면 설립 3~5년엔 본격적인 회수 사례가 나와야 한다”며 “별다른 이익 실현 없이 자금만 들어간다면 외국 출자자(LP)들도 회수 압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수 성과에 따라 향후 펀드레이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앵커파트너스는 올해 조단위 규모의 세번째 블라인드 PEF 결성을 추진 중인데 무난하게 완료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투자는 하되 회수는 못하는 운용사라는 이미지가 쌓이면 네 번째 블라인드 PEF 결성부터는 차질을 빚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앵커파트너스가 내놓은 기업들은 초기에 투자한 곳들이다. 적극적인 볼트온(Bolt-on) 전략을 통해 사업다각화를 이뤘고 시장 지위도 안정적이다. 밸류체인을 만들어가는 폐기물이나 식자재 관련 기업은 아직 매물로 내놓기 이르다. 최근엔 식자재 플랫폼 구축을 위해 마켓컬리 투자도 검토했으나 다른 글로벌 PEF에 기회가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앵커파트너스가 성공적인 회수에 이를지는 미지수다. 내놓은 회사들에 대해 알짜라는 평가와 원매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볼트온 전략이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했지만 정체성을 모호하게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헬스밸런스는 모태인 홍삼 브랜드 천지양, 이유식 브랜드 엘빈즈 등을 보유하고 있다. M&A 자문사들이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는데 헬스밸런스 전체 보다는 이유식 등 일부 사업만 원하는 곳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엠씨씨옴니채널은 핵심인 콜센터 아웃소싱(메타넷엠씨씨) 사업의 성장성을 점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매각 시도에선 원매자들이 최대주주의 높은 기대치에 학을 뗐다는 후문이다.

      지오영은 의약품 유통 수위업체지만 그 외에 벌여 놓은 사업도 많아 간결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란 평가다. 전문 사업 영역이라 새 주인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