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베트남 IPO, 베트남보단 한국이 '걸림돌'
입력 2018.08.16 07:00|수정 2018.08.17 11:37
    예심 결과 9월 중순쯤 가닥
    현재까진 심사 '무난'… 주관사-CGV 등 고심
    하반기 증시 전망 밝지 않은 게 주효
    • CJ CGV 베트남 법인(이하 CGV베트남)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주관사와 CJ CGV의 고심이 깊다. 국내 주가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데다 당분간 조정 장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CGV베트남의 코스피 입성 시기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것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CGV베트남 실사를 다녀왔으며, 한창 예비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실사 및 심사 과정에서 큰 문제가 발견된 것은 없으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9월 중순쯤에는 상장예비심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당초 CGV베트남의 계획은 예심 통과 후 증권신고서를 바로 제출해 3분기 중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었다. 외국기업의 상장예비심사 기간은 65일로, 국내기업의 45일보다 20일가량 길다. 때문에 예심이 통과된 후 바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도 일정이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을 조금 보는 쪽으로 주관사단과 회사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외에도 국내 증시가 반등할 재료가 부재하면서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 밝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CGV베트남의 기업가치를 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CJ CGV가 CGV베트남의 IPO를 통해 2000억원 안팎의 구주매출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CGV베트남의 성장성만 놓고 보면 상장 공모 흥행에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큰 시장의 흐름은 이기기 어려운 만큼, 자칫 상장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CGV베트남의 공모가가 평가절하될 수 있다. 이는 곧 CJ CGV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J CGV가 2011년부터 현재까지 CGV베트남에 2000억원 이상 투자한 것을 고려했을 때 CGV베트남의 공모가 평가절하는 곧 '투자금 회수' 난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CJ CGV 입장에서도 이번 IPO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상장 타이밍에 신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GV베트남 IPO는 CGV베트남 자체보다는 'CJ'에게 더욱 중요한 딜(deal)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CJ CGV 실적이 CGV베트남 상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반대로 CGV베트남 IPO를 실패할 경우 CJ CGV와 나아가 CJ에 '자금 조달' 측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또한 CGV베트남이 IPO에 실패할 경우 향후 추진될 다른 해외 법인 IPO에 부정적인 선례로 적용될 수 있어 CJ CGV 포함 최대주주인 CJ 입장에서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GV베트남의 상장이 성사되면 다음 주자는 중국 법인과 터키 법인 등일 것"이라며 "중국 법인의 IPO는 내년으로 가시화된 상황에서 CGV 해외 법인 중 가장 숫자(실적)도 좋고 기대를 한 몸에 받는 CGV베트남이 시장에서 제값을 못 받는다면 나머지 법인들도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