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사업 파트너 교체한 현대차…정의선 부회장 中 사업에 '사활'
한지웅 기자 | hanjw@chosun.com | 2018.09.13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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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용차 업체 사천현대 파트너사 교체
年 30만대 판매 계획, 지난해엔 3만대에 그쳐
정 부회장, 中 총괄에 권문식 부회장 선임 '조직 격상'
"中 사업 회복에 정 부회장 사업 능력 판가름"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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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중국 시장은 현대자동차에 포기할 수 없는 제1 시장이다.

내수와 미국에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현대차의 중국 시장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최근 중국 사업 담당자에 최측근인 권문식 부회장을 앉히며 힘을 실었고, 8년간 함께한 중국 파트너 회사를 교체하며 시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초 중국 내 상용차 제조 합작법인(JV)인 사천현대에 새로운 파트너를 맞이해 전략적제휴(MOU)를 체결했다. 기존 파트너사인 남준기차집단유한공사의 지분(50%)을 새로 참여하게 된 사천성에너지투자그룹(천능투; 川能投)이 인수, 현대차와 천능투가 추가로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0년, 현대차는 남준기차와 합작사 설립을 발표하며 총 5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상용차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트럭과 버스, 엔진의 생산·판매·연구개발·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 걸친 합작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결국 시장 진입에 실패했고, 판매 부진에 시달리며 파트너사 교체까지 이르게 됐다.

2010년 남준기차와 JV 사천현대 투자 제휴(좌)·2018년 천능투와 사천현대 투자 제휴(우)

2010년 남준기차와 JV 사천현대 투자 제휴(좌)·2018년 천능투와 사천현대 투자 제휴(우)

실제로 사천현대는 지난 2012년 공장을 세워 2015년까지 판매 규모를 총 3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었으나 2015년 총판매량은 3만2000대, 지난해엔 2만9000대에 그쳤다.

현대차가 밝힌 새로운 파트너사와의 사업 전략은 ▲총 6개의 차종 라인업 구축 ▲2022년까지 신차 및 후속차 총 5개 개발 ▲트럭 전기차 투입 ▲중국 외 지역 수출 등이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사천현대에 대한 문제점은 끊임없이 지적돼 왔고 파트너사 교체에 대한 필요성도 여러 번 지적된 바 있다"며 "이번 파트너사 교체는 단순히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일 수도 있지만 중국 시장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발 중국과의 갈등이 잦아졌음에도 판매 회복이 여의치 않자 정의선 부회장은 중국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최근엔 설영흥 부회장·담도굉 부사장 등 정몽구 회장의 측근 인사들이 주도하던 중국 사업을 정 부회장의 최측근인 권문식 부회장이 담당하도록 했다. 사실상 중국 사업 조직을 격상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중국 사업 철수설을 일축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중국 사업에 대한 위기감은 사천현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북경현대의 실적 부진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가운데 합작사인 베이징자동차(북경기차)의 행보가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베이징자동차가 협력업체에 대금 지급을 거절하며 양사의 협력 관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와중에 베이징자동차가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모회사 다임러AG(Daimler AG)와 2조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는 투자 계약을 체결했고 현대차에 대한 집중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북경현대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점차 하락해 2014년 한 때 4위를 기록했던 점유율은 현재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베이징자동차와의 협력관계는 느슨해지는데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파트너사를 교체할 만한 권한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베이징자동차와 협력 관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양사가 합의하지 않으면 JV를 깰 수 없기 때문에 당장 파트너십이 깨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JV 형태가 아니고서야 중국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사업을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베이징자동차와의 협력을 유지해 시장을 유지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야심 차게 출시한 제네시스의 글로벌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에서 현재로선 중국 사업의 회복만이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금석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10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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