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수혈 나서는 현대차 1차 협력사들…"현대차만 믿을 순 없다"
한지웅 기자 | hanjw@chosun.com | 2018.09.14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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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실적악화에 은행권 대출도 '막막'
지분 활용한 자금 조달 나서는 1차 협력업체들
"자체 기술개발·현대차 外 파트너십 구축 움직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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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주요 협력업체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의 부진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협력업체들의 실적 또한 지속적으로 악화해 운영 자금이 말라가고 있다. 협력업체에 대한 은행권 여신 회수 움직임이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자 지분을 활용한 자본 확충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에 차체 부품을 납품하는 명신산업은 최근 하나금융투자(하나제삼호사모투자합자회사)로부터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하나금융투자가 명신산업이 발행하는 전환우선주(CPS)와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명신산업과 명신산업의 모회사 엠에스오토텍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했다. 엠에스오토텍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38억원을 기록, 지난 2015년과 비교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112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명신산업도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5분의 1 수준인 6억원을 기록했다. 명신산업은 지속하는 실적 부진에 2013년 도미누스PE, 2015년 키스톤-송현인베스트먼트, 지난해 신영증권PE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꾸준히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엠에스오토텍과 유사한 사업군을 지닌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한 곳도 현재 금융권을 통해 300억원대 자본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현대차 1차 협력업체 약 10여 곳이 유상증자를 비롯해 전환사채(CB)·전환우선주(CPS) 등 메자닌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모펀드(PEF)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1차 벤더들의 자본 유치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늘어나기 시작하는 추세로 회사에서 현재 투자를 검토중인 1차 협력업체만 5~6곳이 넘는다"며 "기존 은행권 대출과 기업어음(CP) 발행 등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하던 협력업체들이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자 지분을 활용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실제로 현대차 1차 협력업체들의 은행권을 통한 자금 마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과 사드(THAAD)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면서 현대차를 비롯한 협력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심해지자 은행권에선 주요 협력업체들의 대출금 회수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국내 은행 여신담당 한 관계자는 "현대차 1차 협력업체에 여신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고, 이미 추가 대출을 자제하고 기존 직간접 여신을 상당부분 회수했다"며 "현대차의 실적 개선, 이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때까지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협력업체들의 상황은 악화하고 있지만 현대차에 '수익률 보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 또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인 탓에 협력업체들은 오히려 마진율 압박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일부 협력업체들의 경우 현대기아차 외에 다른 매출처를 확보하지 못했고, 시장 변화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차의 실적부진, 이에 따른 자금압박 등에 협력업체들의 위기감이 확산되자 최근 들어선 일부 협력업체들의 자구 노력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차 주요 협력업체 컨설팅을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현대차 협력업체의 경우 현대차에 종속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대차 외에 다른 매출처 확보가 쉽지만은 않았다"며 "최근 들어선 현대차만 믿고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미래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적인 기술개발 또는 해외 기업과 손잡기 위해 컨설팅을 의뢰하는 협력업체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12일 10:0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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