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니콘 기업' 투자에 혈안인 금융회사들
입력 2018.09.21 07:00|수정 2018.09.27 09:26
    미래에셋, 전 계열사서 나서 투자
    다른 금융사도 투자 기회 물색
    • 중국 유니콘 기업 투자에 국내 금융사들이 혈안이다. 이미 검증이 된 기업을 중심으로 상장 전에 지분의 일부라도 확보하기 위함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아예 최고위층이 직접 나서 이들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국내사가 투자한 중국 유니콘 기업은 지난 2017년 중국의 소셜커머스 업체인 메이퇀디엔핑(美团点评), 지난 2018년 승차공유 플랫폼 디디추싱(滴滴出行), 드론제조사 DJI 등이 있다. 이들은 중국 내 10대 유니콘 기업으로 디디추싱의 경우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60조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내년 홍콩 상장이야기가 나오면서 기업가치가 100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중국 온라인 음원 사이트인 텐센트뮤직, 모바일 뉴스 어플리케이션 바이트댄스 등이 국내 투자 유치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뮤직은 중국음원 1위 업체이며 올해 말 상장을 준비 중이다. 바이트댄스의 경우 미국 투자자를 대상으로도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투자유치에 성공할 경우 기업가치가 80조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뮤직 전환사채 물량 일부를 국내에서 모집 중이며 거의 완료 단계에 온 것으로 안다”라며 “바이트댄스의 경우 국내 한 기관에서 1000억원 가량 투자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라고 말했다.

      중국 유니콘 투자에 나서는 배경으론 이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내에서만 통용되어도 10억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수요기반에 있어 국내 스타트업과 비교가 힘들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기술력에 있어서도 이미 국내 스타트업을 뛰어 넘었다는 평가도 많다.

      일례로 중국판 유투브라 불리는 바이트댄스는 최근 전 세계 비게임 분야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순위에서 유튜브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의 해외판인 '틱톡'은 인공지능에 기반해 다양한 영상효과를 제공한다. AI분야 경쟁력에선 국내 기업이 중국에 한참 뒤쳐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이다. 미래에셋은 자산운용, 캐피탈, 증권 등 사실상 전 계열사가 중국 유니콘 기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 유니콘 기업 투자는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그룹의 핵심 사업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이들 기업 투자에 관심이 크지만 물량 확보조차 힘들어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찌감치 미래에셋그룹이 해외로 눈을 돌린데다, 공격적으로 자기자본(PI) 투자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들은 투자조건을 알아보려고 사방에 수소문을 해보지만 워낙 극비리에 진행되다 보니 내용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들도 해외 유니콘 투자에 군침을 흘린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하반기 국내외 젊은 혁신기업 발굴에 직접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신한은행 등 경쟁사들도 벤처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리스크를 감내하더라도 지분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한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는 “구글, 아마존에 이어 최근 가장 큰 투자 트랜드가 중국 유니콘 기업 투자다”라며 “미래에셋금융그룹은 투 트랙으로 글로벌 1등 기업과 중국 유니콘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