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물산 자회사 줄줄이 매각해야…생명은 블록딜 유력
한지웅 기자 | hanjw@chosun.com | 2018.10.10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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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총수일가 지분 20.8%, 개정안 도입 시 블록딜 유력
삼우종합·웰스토리·제일패션 등 삼성물산 자회사도 '규제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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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도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당장 삼성생명·삼성웰스토리·제일패션리테일 등 계열사 지분 처리 방안이 수면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이건희 회장(20.76%)과 이재용 부회장(0.06%)이 지분 총 20.82%를 보유하고 있다. 내부 거래액은 8468억원으로 규제 기준 200억원을 훌쩍 넘는다. 기존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기업이 아니었으나 법안이 개정될 경우 규제대상에 포함돼 이건희 회장 부자 지분의 1%가량을 매각해야 할 필요성이 거론된다.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약 20조원, 지분 1%의 시장가치는 약 2000억원 수준이다.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을뿐더러 1%가량의 지분 매각은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탓에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의 처분도 고려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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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삼성그룹은 올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화재·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1조원) ▲삼성화재·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1조4000억원) ▲삼성SDI 보유 삼성물산 지분 (5500억원) 등을 모두 블록딜로 처분한 바 있다.

법안이 개정되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삼성물산의 주요 자회사들 또한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삼성물산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36%다. 삼성물산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삼성물산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들의 내부거래 기준을 초과하면 규제 대상이 된다. 삼성물산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삼성웰스토리와 제일패션리테일이 대표적이다.

KakaoTalk_20181005_162255647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는 지난 2014년 8월 삼우씨엠건축사사무소가 설계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해 설립한 법인이다. 건축설계용역 등이 주요 사업으로 지난해 매출액 2126억원 중 삼성그룹으로부터 발생한 매출(1274억원, 60%)이 절반을 넘는다.

2013년 12월 삼성물산 내 FC사업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삼성웰스토리는 급식사업과 식자재공급이 주요 사업이다. 내부거래 비중은 40%에 가깝고 금액으론 6600억원 이상이 내부매출로 발생하고 있다.

제일패션리테일은 지난 2011년 옛 제일모직이 인수한 이탈리아브랜드 '콜롬보 비아 델라 스피가(COLOMBO Via Della Spiga)'의 한국법인이다. 2015년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함에 따라 삼성물산으로 이관됐고, 2016년에 사명이 콜롬보코리아주식회사에서 제일패션리테일로 변경됐다. 내부거래금액은 228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은 편이지만 모든 매출이 삼성그룹으로부터 발생하고 있어 내부거래비중이 100%에 달한다.

세 곳 모두 삼성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탓에 매출 다각화를 통해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다. 결국 삼성물산이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추는 방안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우종합사무소는 삼성그룹의 주요 설계 용역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 지분매각만을 고려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삼성웰스토리는 국내외 법인과 연계해 급식, 식자재 유통 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업을 외주화하면 웰스토리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지분을 떨어낸다면 삼성물산의 수익성에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08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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