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의 고민, 지배구조 개편·글로비스 지분 처리 동시 진행
한지웅 기자 | hanjw@chosun.com | 2018.10.10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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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글로비스 총수 지분율 29.99%
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예고
내부거래금액 ·비중 낮추긴 사실상 어려울 듯
총수 일가 지분 20% 미만 맞추는 게 '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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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개편 작업을 진행 중인 현대자동차그룹에 또 다른 숙제가 생겼다. 정부가 총수 일가가 보유한 기업에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면서 당장 이노션·현대글로비스 등의 지분 처리 문제가 떠올랐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부회장의 중요한 자금줄로 여겨져 왔는데, 이번 정부의 규제 강화방침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현대차그룹에서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하는 계열사는 정몽구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씨(이노션 고문)가 지분을 보유한 이노션이 대표적이다. 정성이 고문의 지분율은 지난해 6월말 기준 27.99%,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 이 보유한 지분 2%를 포함하면 기존 기준 30%에 0.01%가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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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설립된 이노션은 현대차그룹의 광고를 도맡아 왔다. 현대차의 해외진출과 더불어 해외법인을 설립하며 사세를 키웠다. 현대차그룹 물량만 2400억원 이상, 매출대비 비중은 50%를 넘어선다. 사실상 이노션의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현대기아차 광고 수임이 줄어들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낮추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2014년 보유지분 40% 중 30%를 해외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했고, 2015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남은 지분 10% 중 8%를 구주매출을 통해 처분했다. 정성이 고문 또한 2015년에 40%에 달하던 지분을 28%까지 떨어뜨리며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

정 부회장 남매의 지분 매각이 현실화 할 경우 매각해야 할 지분의 가치는 약 1200억원 수준이다. 장내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한 매각 가능성과 특정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클럽딜 형식의 지분 매각도 고려할 수 있다. 장내에서 10%에 가까운 지분을 매각하기엔 오버행 이슈가 부각될 수 있는 탓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평가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총수 일가가 보유한 이노션 지분 매각의 가능성은 늘 열려있었지만 공정위의 규제 강화가 눈앞에 다가옴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진행 할 가능성도 있다"며 "현대차의 신차사이클이 돌아오는 상황에서 이노션도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거버넌스 이슈에 따라 현대차 후광효과를 온전히 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엔지니어링과 더불어 정의선 부회장의 자금줄 역할을 맡은 핵심 자회사다. 올해 초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현대모비스를 분할 해 사업부를 합병하는 등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던 회사이기도 하다. 현재 정의선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23.29%를, 정몽구 회장이 6.71%를 보유하고 있다. 이 또한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맞춰 지분율을 낮춘 결과다.

이노션과 마찬가지로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을 개정안 규제에 맞게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정 회장 부자의 지분율을 낮춰야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회사이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지분 매각 작업이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개편 작업과 총수일가의 글로비스 지분을 낮추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글로비스의 주가가 3년 새 최저점인 점을 고려하면 정 부회장이 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07일 09: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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