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만, 보험사 M&A 독식…사실상 독점시장?
양선우·이상은 기자 | thesun@chosun.com | 2018.10.11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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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만, ING생명 매각 실사 담당
국내 주요 보험사 M&A는 전부 참여
독립성, 글로벌 네트워크 강점

미국의 전문 계리 컨설팅 회사인 밀리만이 국내 보험사 M&A 시장에서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오랜지라이프생명보험(구ING생명) 매각 실사에 참여하면서 사실상 모든 국내 보험사 M&A는 밀리만을 거쳤다. 경쟁자마저 없다 보니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밀리만은 오랜지라이프 매각의 숨은 주인공이다. 회사의 상품구조를 파악해 기업가치를 산출한 장본인이 밀리만이다. MBK파트너스와 신한금융은 밀리만이 내놓은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팽팽한 가격협상을 진행했다.

밀리만은 사실상 모든 국내 보험사 M&A 관여했다.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 DGB그룹의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등 굵직한 보험사 M&A에는 밀리만이 있었다. 또한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생명 기업공개(IPO) 계리자문을 담당한 곳도 이 회사다. 보험사 관련 딜이 나오면 일단 밀리만부터 찾고 본다는 게 보험업계의 현실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실사 부문에선 밀리만의 아성이 워낙 강하다 보니, 매각실사는 밀리만이 하는 게 정설처럼 됐다”라고 말했다.

밀리만

강점으론 오랜 업력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꼽힌다.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리 컨설팅에만 집중했으며, 비단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보험사를 상대로 계리 컨설팅을 진행한다. 국내에만 인력이 40명에 이르며 안치홍 대표는 국내에 몇 없다는 미국계리사 출신이다.

파트너십 형태로 운영되는 점도 차별화된 점이다. 주식회사가 아니다 보니 M&A가 어렵고, 계리부문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 일례로 경쟁사인 타워스 왓슨은 주식회사 형태로 계속되는 M&A 과정에서 계리부문의 중요도가 약화했다. 지금은 윌리스라는 보험중개사와 합병해 계리보다는 고객사 리스크 관리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당분간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성이 높은 영역인데다 계리부문만 집중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형 회계법인이 경쟁사라면 경쟁사다. 하지만 고객사와의 이해상충 문제로 회계법인이 계리 컨설팅 부문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 감사를 맡고 있는 회사의 매각실사를 진행하는 데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상당기간 보험사 M&A 시장에선 밀리만이 강자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법인은 계리부문 보단 회계부문에 좀 더 집중돼 있다”라며 “일시적인 수요로 계리부문의 인력을 키울 수 없다 보니 보험사 계리 실사 및 M&A 부문에서 밀리만과 경쟁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02일 18:5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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