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칼 다음엔 호텔 IPO? 롯데 지배구조 '마지막 단추' 끼워지나
이재영 기자 | leejy@chosun.com | 2018.10.16 07:00
Edited by 현상경 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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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상장·분할합병 없는 지주체제는 '반쪽'
12兆 가치 면세사업부 지금은 8兆도 힘들듯
기업가치 눈높이 낮춰야…면세사업 수익성 회복이 열쇠

2018.10.12_케미칼 다음엔 호텔 IPO 롯데 지배구조 '마지막 단추' 끼워지나1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복귀 직후 2조원 규모의 롯데케미칼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며 '다음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단추로 일컬어지는 호텔롯데 기업공개(IPO)가 조만간 재개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호텔롯데를 상장해 시장 가격으로 평가받은 후, 여기서 지주회사 부문을 분리해 롯데지주와 합병하면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 2016년 상장을 철회한 이후 2년 가까이 주관사단을 통해 주식시장의 동향을 점검할 뿐, 본격적으로 다시 준비에 나서지 않고 있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주관사단과의 공식 미팅도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뇌물 등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신 회장이 수감된 이후 의사결정 체계가 마비된 탓이다. 일각에서는 여론 등을 감안해 호텔롯데 상장 절차에 더 박차를 가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왔지만, 현실화하지 못했다.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고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한 롯데그룹의 남은 과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일본롯데홀딩스 및 그 자회사인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등 유화 계열사 정리 방향과, 사실상 중간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상장이었다.

이중 롯데케미칼 이슈는 10일 일거에 해결됐다. 신 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지 단 하루만이다.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복귀함에 따라 그룹의 최대 현안들이 해결을 위한 방향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다음 시선은 당연하게도 호텔롯데의 상장 재도전 시점이 언제일까로 쏠린다.

호텔롯데 상장의 '당위성'은 이미 갖춰진 상태다. 지난해까지 호텔롯데는 롯데지주보다도 계열사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한 핵심 중간지주사 역할을 했다. 호텔롯데가 상장해 시장가격으로 가치를 평가받고, 이를 기준으로 지주를 분리해 롯데지주와 합병시키지 않으면 롯데지주는 '반쪽'에 불과한 상황이 된다.

문제는 롯데그룹이 원하는 가치를 평가받을수 있느냐, 그리고 호텔롯데의 성장성이 회복돼 공모 투자자들이 적정한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느냐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며 핵심 사업부인 면세사업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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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올해 들어 면세사업부의 수익성은 회복되는 추세다. 올 상반기 기준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의 매출액은 2조7000억원을 회복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16년의 수치에 바짝 다가섰다. 중국인 관광객의 빈 틈을 타 해외 관광객이 채워줬고, 원화 강세에 힘입어 출국자 수가 사상 최고치에 육박한 수준으로 오르며 내국인향 매출도 늘어난 까닭으로 분석된다.

미중 무역분쟁에 직면한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와의 관계 회복에 나서며 중국인 입국자 수도 올해 들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고가의 사치품 매출이 줄어들며 아직 이전같은 수익성을 회복하진 못했지만, 더 나아질 수 있는 전기는 마련된 셈이다.

다만 롯데그룹이 눈높이를 낮출 필요성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상장 추진 당시 면세사업부의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는 5370억원에 달했다. 지금은 반기 실적을 연환산했을때 연간 면세사업부 EBITDA가 3745억원에 불과하다.

당시 호텔롯데는 22.4배의 배수를 적용해 면세사업부의 영업가치만 12조원이 넘는다고 제시했지만, 지금은 같은 배수를 적용해도 가치가 8조4000억원에 불과하다. 면세사업의 호황기였던 2016년 적용했던 배수를 지금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치는 더 떨어진다.

만년 영업적자 사업부인 호텔, 월드, 리조트 사업부는 올 상반기 적자폭이 커졌다. 면세사업부가 호황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게 상장 재추진의 선결과제인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계열사 정리 문제 등 이슈가 남아있긴 하지만 예비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등 상장 자체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시작할 필요성이 있다"며 "내년 면세사업부의 수익성 회복이 공모 흥행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12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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