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로 쏠리는 금융 투심...어디까지 기대?
입력 2018.10.16 07:00|수정 2018.10.15 18:35
    네이버, 라인 통해 해외서 증권·보험 등 금융업 확대
    국내에선 인터넷은행 진출 가능성 기대감 상승
    • 글로벌 ICT기업들의 금융업 진출, 은산분리 규제완화 등 금융사업 환경 변화로 네이버를 향한 국내 금융사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민이 쓰는 플랫폼의 파괴력으로 인해 금융사들이 네이버와 손을 잡고 싶어한다는 평가다.

      금융업이 지점과 인력 베이스의 자산관리에서 IT기술과 핀테크로 넘어가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아왔다. 해외에서는일부 IT기업들이 일부 부분에서는 전통적인 금융사를 제치기도 했다. 일례로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이 1조689억위안(약 228조원)에 달하는 알리페이의 위어바오는 JP모건을 제치고 머니마켓펀드(MMF)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국내 IT 기업들도 금융업으로 가기 위한 그림을 그려왔다. 일단 카카오가 한 발 앞서 금융업에 진출했다. 다만 그사이 관심은 크게 줄었다. 카카오뱅크의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과 비교해서 금리 경쟁력이 높지 않다”며 “규제 정책으로 정보활용이 힘들어 메기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 시너지에 대해서도 물음표는 남아있다. 증권업이 이미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바로투자증권은 개인보다 기업금융에 방점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네이버의 경우 아직 후발주자지만 업계에 뛰어들기만 하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을 금방 뛰어넘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압도적인 시장지배력과 쇼핑검색으로 축적한 빅데이터를 이유로 꼽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커머스 사업을 통해 중소사업자 매출데이터를 갖고 있어 사업자의 상환능력을 평가하기 수월하다”며 “1금융권에서 하기 힘든 중금리대출을 대손율 낮게 관리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플랫폼으로써 업무 적합성, 그리고 중국의 성공 사례를 감안했을 때 규제만 해결되면 장기적으로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미래에셋, 신한금융, 하나금융을 비롯한 기존 금융업계도 네이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다만 그간 네이버의 금융 전략은 해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일단 해외에서 라인을 통해서 증권, 보험, 은행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라인은 올해 1월 100% 자회사인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했다. 라인파이낸셜은 일본손해보험사 닛폰코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보험시장에도 발을 넓혔고 노무라증권과 함께 라인증권을 설립했다.

      라인은 지난달 라인파이낸셜 유상증자에 2476억원을 출자하면서 금융업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국내에선 규제 문제가 얽혀 있지만 일본의 경우 인허가 절차 없이 등록만 해도 금융업이 가능하다. 이번 출자를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글로벌 금융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관건은 향후 네이버가 금융업에서 어떤 그림을 그릴지 여부다. 시장의 기대는 한껏 올라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네이버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바 없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신사업에 진출할 때 먼저 나서서 투자와 실험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유사한 ‘패스트팔로워’ 전략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경쟁사가 비용을 쓰고 실험을 해서 산업의 기초를 다지면 네이버는 플랫폼과 자금력으로 따라잡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네이버가 글로벌 IT기업들의 금융업 수준만큼 확장해나갈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시장은 규모가 작아서 성장의 한계가 있고 규제 이슈에 항상 노출돼 있어 금융업을 확대하는 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라인 역시 플랫폼으로서 해외에서 지속적인 확장을 장담하기 어려워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