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파크원에 둥지 불가피?…20% 육박 여의도 공실률 '부담'
입력 2018.10.19 07:00|수정 2018.10.23 08:44
    매입확약한 파크원 B동에 통합사옥 마련 검토
    임대 보증 섰는데 공급과잉으로 임차인 구하기 쉽지 않을 듯
    구 사옥 낡은데다 분산된 조직 모아 효율성 높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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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완공 예정인 여의도 파크원 빌딩 조감도

      NH투자증권의 2020년 완공 예정인 여의도 파크원 빌딩 입주 여부를 본격 검토하고 있다. 여의도 내 분산돼 있는 조직을 파크원으로 통합하고, 기존 사옥을 매각하는 방안도 선택지 중 하나다.

      여의도 오피스 지역(YBD) 공실률이 20% 안팎을 오가고 있는 상황에서, 펀드를 구성해 오피스 2개 동 중 1개 동을 통째로 매입하기로 확약한 까닭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 같은 내용의 사옥 이전 방안에 대한 검토를 최근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조직 효율성과 집행한 투자의 수익성 등을 감안할 때 파크원 입주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말 2조1000억원에 달하는 파크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단독 주선했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은 69층 규모 오피스A동과 53층 규모 오피스B동 중 B동을 7000억원에 통째로 인수키로 약속했다.

      NH투자증권의 가장 큰 고민은 여의도 지역에 오피스가 과다 공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IFC 완공 이후 YBD 오피스 공실률은 급격히 뛰어올랐다.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컬리어스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12년 2분기 5%대였던 YBD 공실률은 같은 해 4분기 23%대로 크게 올랐다.

      이후에도 전경련회관·교직원공제회사옥 등 신축 빌딩의 오피스 공급이 늘며 YBD 공실률은 15% 안팎을 유지했다. 2015~2017년 사이 서울 지역 평균 오피스 공실률인 11%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 올해에도 1분기 LG계열사 일부가 여의도를 떠나며 다시 23%까지 공실률이 치솟기도 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12.7%로 다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서울 평균 10.9%보다는 높은 상황이다. 프로젝트 전체에 자금을 제공했고, 신축 건물의 주인이 될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대규모 공실로 인해 건물 자체가 활기를 잃는 걸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파크원이 완공될 2020년을 전후해 다시 한번 공급이 쏟아진다. 우정사업본부는 여의도우체국 자리에 33층 오피스 빌딩을 짓는 중이다. KB금융은 대한지적공사 자리에 대규모 통합 사옥 건축을 진행 중이다. 사학연금공단도 현 사옥 자리에 40층 규모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바로 옆 IFC3 빌딩의 공실률이 30~40%에 달하고 전경련 회관 공실률도 25%에 달하는 상황에서 고층 오피스 신축이 이어지고 있어 NH투자증권 입장에선 파크원 빌딩에 자사가 입주하는 것 외엔 답이 없을 것"이라며 "B동 매입은 사옥 이전을 염두에 둔 것이란 소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일부 내부 직원들은 사옥 이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조직 효율성이나 업무환경 등을 감안해도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재 NH투자증권은 여의도 내 3개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여의대로변 지상 20층 규모 본사 외에도 바로 옆 KTB투자증권 건물에 운용 인력 일부가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헤지펀드 부문과 IT부문 일부 인력은 구 MBC 사옥 맞은편 농협문화재단 빌딩에 입주해있다.

      조직이 물리적으로 분산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NH투자증권은 사옥 확장과 주변 빌딩 매입 등 업무공간 확보를 꾸준히 검토해왔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본사 건물도 낡았다. NH투자증권은 현 본사 건물을 우리투자증권 시절인 2005년 매입했다. 이 빌딩은 1994년 준공됐다. 2020년이면 건물 나이가 27살이 된다. 신축 건물에 비해 낮은 층고와 좁은 화장실 등에 대해 직원들은 꾸준히 불만을 제기해왔다.

      파크원으로 사옥 이전이 결정되면 남는 건 기존 사옥의 처리 방안이다. 구 사옥을 계속 보유하며 임대할 수도 있지만, 오피스 공급 과다로 인해 실익이 크지 않을 거란 평가가 많다. 만약 매각한다면 2500억원 안팎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로 옆 비슷한 규모의 KTB투자증권 사옥은 지난 2011년 2483억원에 거래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파크원이 완공되지 않은 상황이다보니 입주 여부가 완전히 정해진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