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태양광사업 경제성 우려에도 대기업들 미소 짓는 이유는?
차준호·최예빈 기자 | chacha@chosun.com | 2018.11.06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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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새만금 투자 두고 내부 조율 중인 대기업들
투자비·발전가동률 우려에도 한전 비용 전가 가능
정부 정책 호응 모습도 보일 수 있어…"거절할 이유가 없다"

정부가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실효성을 두고 여론이 갈리고 있다. 반면 정작 재원 대부분을 부담해야 할 기업들은 부지를 할당받기 위해 물밑 준비에 돌입했다. 안정적 수익 확보와 함께 에너지 관련 기존 규제를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일 기회인 점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10월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열어 새만금 전체 면적의 약 9%에 해당하는 지역에 3기가와트(GW)급 태양광 발전 단지를, 방조제 바깥쪽 군산 인근 해역에 1GW 용량의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부지만 해도 서울 여의도 면적의 13배 수준인 1171만평(38㎢)에 달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행사에 참석해 축사까지 하며 정부 차원의 의지를 보였다. 정부의 직접적인 재원 투입은 5600억원 수준으로 최소화하고 민간자금 약 10조원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정부의 발표 이후 새만금 내 태양광 사업의 경제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정치권 및 학계는 물론, 한 발 떨어진 증권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손지우 SK증권 화학 담당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새만금 지역의 일조량은 일평균 4시간 수준으로 미국 상위 10개 지역 대비 낮을뿐더러 한국 95개 관측지역 중에서도 29위에 불과하다”며 “일조량이 낮으면 발전가동률 하락과도 연관돼 결국 (전력을 매입할) 한국전력에 적자가 쌓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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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재원을 부담해야 할 대기업들은 경제성 논란과 무관하게 일찌감치 참여 의사를 밝히고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소의 시공(EPC) 업무와 직접 연관된 한화, OCI, LG전자, 삼성물산 등은 물론 GS EPS, SK E&S, 포스코에너지 등 민자발전을 꾸리는 기업들도 물밑에서 사업 계획 및 용역 자료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두산그룹 등도 계열사 차원에서 일부 검토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자 선정을 위한 본격적인 입찰 절차는 이르면 내년 초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 이후 시작될 전망이다. 후보 업체들은 최근들어 부지매입과 투자자 모집 등 개발과 관련한 절차가 새만금개발청에서 새만금개발공사로 일원화되면서 속도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온도차의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기업들 내부에선 프로젝트 참여가 경제적, 비경제적인 측면 모두에서 크게 손해 볼 것 없는 사업이란 속내다.

국내에서 500메가와트(MW) 이상 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들은 지난 2012년 제정된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도(RPS)에 따라 의무적으로 총 발전량 중 일정 비율을 태양광 등 신재생 설비를 통해 공급해야 한다. 비율도 매년 증가한다. 2012년 2% 수준으로 시작한 의무 비율은 매년 0.5%포인트씩 증가해 2022년엔 10%까지 늘어난다.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 뿐 아니라 SK, GS, 포스코 등 민간업체를 포함 올해 기준 21개사가 해당된다.

매년 비율은 올라가지만 그간 사업자들은 자체 신재생에너지 설비 마련을 위한 부지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부분의 업체가 외부 태양광발전 업체들로부터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입해 비율을 맞춰왔다. 새만금 부지를 불하받을 경우 외부 구매 비중을 줄이고 자체적으로 규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기업 입장에선 초기 투자 부담이 소요된다. 하지만 최종적으론 투자비용 및 운영비용이 한국전력에 공급하는 전력도매가격에 포함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새만금개발청 차원에서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 및 지역 주민 등 개인 참여를 끌어내면 가산점을 부여하는 만큼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연 7% 수익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일찌감치 나왔다.

일각에선 신재생 에너지 정책이 현 정부 대선 공약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을만큼 당국과의 교감을 늘릴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GM의 철수설 등으로 위기가 고조된 전북 지역경제를 회복시킨다는 대의명분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대기업집단 다수가 향후 사업 계획에 신재생 분야 투자를 포함한 데다 일부 대기업은 임원 평가에서 사회 공헌을 강조하고 있어 '가외 수입'을 점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일조량, 면적, 주민 반대 등 태양광발전소를 대규모로 건설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기 때문에 주로 해외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해 사업을 진행했다"며 "새만금 부지를 통해 운영 경험을 쌓고 이를 트랙레코드로 활용해 해외 진출망을 늘리려는 대기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1월 04일 09: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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