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법인 상장 멈춤에 재무여력 '적신호' 켜진 CJ CGV
입력 2018.11.08 07:00|수정 2018.11.12 09:30
    CJ CGV 차입금 규모 1조원 안팎 수준
    상장 철회에 따른 현금흐름 개선 늦어질 전망
    중국·터키 등 다른 해외 법인 IPO에도 부정적 선례
    • CJ CGV베트남홀딩스(이하 CGV베트남)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추진을 자진 철회하면서 모회사인 CJ CGV의 재무 여력에 '적신호’가 켜졌다. 터키발 악재(통화가치 급락)로 인한 터키 법인 매출이 급감하는 등 올해 이미 한 차례 타격을 받은 CJ CGV가 믿었던 CGV베트남의 기업공개(IPO)까지 무산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향후 다른 해외 법인 IPO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CGV베트남은 CJ CGV가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다. CGV베트남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300억원가량을 차입금 상환 및 인수합병(M&A)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이번 상장 철회는 CGV베트남보다 CJ CGV에 더 악재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금흐름 개선이 늦어지게 돼 결국 그 부담이 모회사에 고스란히 전가되기 때문이다. 올해 반기 기준 CJ CGV는 차입금 규모는 대략 1조원 수준이다.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차입금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상장 철회 공시 다음날인 7일 CJ CGV 주가는 장중 3만785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장 마감 전 소폭 만회했지만 전날 대비 6% 가까이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가 밴드가 높다는 반응이 시장에서 감지되기는 했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CGV베트남 IPO에 대한 분위기 자체가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며 “CGV베트남이 동남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지만 상장 무대가 한국이다 보니 국내 증시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상장 철회가 향후 예정된 다른 해외 법인 상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법인의 IPO가 내년으로 예정돼 있고 향후 터키 법인도 IPO를 추진할 전망이다. 해외 법인 중 가장 실적이 좋은 CGV베트남이 시장에서 제값을 못 받으면서 나머지 법인들 역시 평가절하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GV베트남이 IPO에 성공했으면 중국 법인과 터키 법인 등의 IPO에 좋은 선례로 작용했겠지만 무산되면서 IPO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