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직원들은 미리 주식팔아 차익실현...주가 '꼭지' 판단?
입력 2018.11.16 07:00|수정 2018.11.15 22:54
    보호예수 끝난 지난해 11월 이후 우리사주 물량 급감
    김태한 사장 제외한 대부분 직원들 시세차익 거둔 것으로 예상
    내부문건 유출도 내부고발자가 결정적 역할로 알려져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 정지 됐지만 내부 직원들은 이미 보유한 회사 주식을 팔아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상장이후 주가를 감안하면 1인당 평균 약 2억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벌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회사가 분식회계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단기간내 주식을 매도한 데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직원들도 회사의 미래를 불안히 여긴 나머지 주식을 내다판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은 2016년 10월 상장공모에 참여해 223만여주(지분율 3.38%)에 청약했다. 이후 직원들 대부분이 보호예수가 끝난 지난해 11월 이후 주식을 개인계좌로 옮겼다. 우리사주조합 물량을 매매 하려면 개인계좌로 옮겨 거래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분기 및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9월말 기준 206만주였던 우리사주조합 주식 보유량은 지난해 12월말 32만여주로 크게 줄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일기 전인 올해 1분기말 우리사주조합 주식은 18만여주로 감소했다.

      다시 올 상반기 기준 우리사주조합 물량은 12만주(지분율 0.18%)로 줄어들었으며, 3분기 말 기준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주식은 10만주(0.18%)에 불과하다.

    • 김태한 사장(4만6000주 보유) 및 일부 임원을 제외하곤 사실상 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조합 물량 대부분을 거래에 나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시장에서 처분했다면 직원들이 거둔 이익만 4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2110명) 수를 고려하면 개인당 2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거둔 셈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장을 제외하고는 임직원 대부분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통해 대박의 꿈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분식회계 의혹이 터진 이후에도 주식을 매도해 막차를 타려는 행렬이 이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장의 시선은 따갑다.

      외부 투자자들보다 직원들이 회사 내부사정에 더 잘 알고 있을 것이 분명한데 단 1년만에 주식 대부분을 시장에서 매도했다. "분식회계와 거리가 멀다"라는 회사의 설명이나 바이오 산업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는 장기 비전을 믿었다면 추후 주식이 더 오를 것이라 보고 보유할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직원들이 200만주 가까운 주식 대부분을 모두 개인계좌로 옮겼겠느냐는 의미다.

      직원들조차 "지금이 주가가 꼭지고 앞으로 떨어질 일만 남았다"라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사태에서 분식회계 혐의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스모킹 건(결정적인 자료)이 된 내부문건도 회사 내부 고발자에 의해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문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잠식을 면하기 위해 회계처리 변경에 나선 여러 정황들이 나타나 있다.

      이번 사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직원들의 주식 매도나 내부문건 유출들이 함의하는 바가 많은데다 무조건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 사회 변화의 한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보호예수가 끝나면 매매하기 위해선 우리사주조합 주식계좌를 개인계좌로 옮겨야 한다"라며 "각 직원들이 매도를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상당수 직원들이 애사심이 많아 주식을 다 팔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