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자산운용사 우후죽순...이직 고민하는 펀드매니저
입력 2018.11.19 07:00|수정 2018.11.20 16:56
    운용사 숫자만 230개
    파격적인 인센티브 내세워 펀드매니저 러브콜 활발
    청산하는 운용사 나타나는 등 이직에 따른 리스크는 커져
    • 신생 자산 운용사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펀드매니저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대형사에서 실력을 인정 받은 펀드매니저들도 중소형사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 과감한 인센티브 제도가 유인이다.

      하지만 최근 적자를 보이는 운용사도 많은데다, 일부는 청산 절차까지 밟고 있어 이직에 따른 리스크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인가를 받은 운용사 숫자만 230여개에 달한다. 지난 2015년 자산운용사 설립 자본금이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아지고 인가조건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서 새로 설럽되는 운용사수가 크게 증가했다. 최근엔 소규모 전문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대거 늘었다.

      자연히 이들 운용사에서 필요로 하는 펀드매니저 수요도 늘고 있다. 당장 현장에 투입할 인력이 필요하다 보니 경력직을 뽑아 올 수 밖에 없다. 특히 소규모 사모펀드의 경우 운용역의 경험이 중요해 대형사 펀드매니저 들을 선호한다. 이들을 데려 오기 위해 신생 운용사는 과감한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 연봉이다. 기존 연봉에 두 배 이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우수 인력의 경우 연봉의 두 배를 주고도 서로 데려가려고 난리다”라며 “신생 운용사의 경우 펀드 수익의 일정부분을 운용역에 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통상 대형 자산운용사의 경우, 인센티브라고 해 봤자 연봉의 50% 수준에 불과하다. 조 단위의 펀드를 움직인다 하더라도 이들이 받는 인센티브의 한계가 정해진 셈이다. 하지만 신생 운용사는 200억원 수준의 펀드만 운용해도 인센티브 체계에 따라선 조 단위 펀드를 움직이는 대형사 운용역보다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다.

      한 국내 헤지펀드 운용역은 “소형사의 경우 펀드 규모가 작더라도 성과보수 체계에 따라서 억대의 성과보수를 가져갈 수 있게 끔 구조를 짤 수 있다”라며 “젊은 매니저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헤지펀드에서 일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유혹이 크다.

      대형사 헤지펀드의 경우 다른 펀드 운용역의 연봉과 처우와 크게 차이를 줄 수 없고, 투자에 있어서 규제가 심하다. 거기다가 대형사들의 주력인 주식, 채권 펀드의 시장 상황이 안 좋으면서 메자닌, 부동산 등 대체투자 쪽으로 이직하고 싶어하는 매니저들이 늘고 있다. 국내 한 운용역은 “대형사의 경우 헤지펀드 부문을 분사해야 한다고 본다”라며 “헤지펀드의 자율성 측면에서 올바른 방식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생 운용사로 이직할 경우 리스크도 크다.

      지난해 기준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신생 자산운용사 중 절반이 적자를 기록했다. 일례로 작년 설립한 브이파트너스자산운용은 내부사정 악화로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다수의 신생 운용사들이 청산을 검토하고 있다. 높은 연봉만 보고 갔다가는 낭패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사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어디가 뜬다 그러면 관련 운용사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없어지는 일이 비일 비재하다”라며 “펀드매니저 입장에선 대박의 꿈을 쫓고 가느냐 아니면 대형사의 우산 아래 있느냐의 문제로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