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FI, 10월에 이미 풋옵션 행사…신창재 회장 연말까지 1조 필요
입력 2018.11.21 07:00|수정 2018.12.06 10:58
    어피너티컨소시엄 및 SC PE 풋옵션 행사
    신 회장, 1조 넘는 자금 마련해야 할 듯
    교보생명, 다음달 IPO 논의하겠다는 입장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올해 말까지 1조원을 마련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현금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을 내놓든지, 법적인 구속력을 갖춘 상장계획을 확약해야 할 상황이다.

      20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들은 이미 10월말 본인 지분에 대한 풋옵션(Put option)을 행사했다. 10월말 이사회에서 상장을 공식화하지 않겠다는 대주주의 의견이 나오자 풋옵션을 행사한 FI는 2012년 투자한 어피너티컨소시엄(1조2000억원 투자)이다. 이어 2007년 투자를 단행한 SC PE도 풋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풋옵션 행사가격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투자금 이상의 가격을 원하고 있다.

      이제 FI 지분을 사줘야 할 곳은 '신창재 회장' 개인이다. 2012년 투자 당시에 드래그얼롱(Drag Along)이 아닌, 풋옵션을 조건으로 달면서 이를 받아줘야 할 계약주체를 신 회장으로 명기했다. 결국 1조원에 달하는 풋옵션이 신창재 회장의 '개인부채'가 된다는 의미다.

      교보생명이 회사 돈으로 FI의 풋옵션을 해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상법상 회사가 특정 주주의 지분만을 자사주로 매입하는 방안은 금지돼 있다. 동시에 '배임' 소지도 발생한다. 대주주의 개인부채를 위해 회사가 희생해서 내부자금을 불필요하게 쓰게 되어서다.

      결국 신 회장이 1조원대 현금을 직접 내놓지 않는 한 해결책은 제한적이다. 그러려면 보유한 대주주 지분을 처분해 풋옵션을 해결해야 하는데 신 회장이 회사 경영권을 상실하게 된다.

      아니면 다른 투자자(FI)를 데려와서 기존 FI들의 지분을 되사줘야 한다. 다만 국내외 웬만한 기관투자가들이 이미 교보생명에 묶여있는터라 더 높은 가격에 이들을 대체할 기관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FI들은 신 회장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기한도 얼마남지 않았다. 풋옵션 행사 의사가 공식적으로 전달됐고 이의 해결은 12월까지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풋옵션을 행사한 FI들은 약속한 상장기한이 도래하고 추가로 3년이나 기다려준터라 이번에 자금 회수가 안 될 경우 소송까지 단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1달 내에 신 회장이 1조원을 마련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 결국 FI들에게 확실한 상장(IPO)조건을 제시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이사회에서 구두설명 정도가 아닌, 법적인 구속력과 실행방안을 담보한 방안을 요구하는 셈이다.

      또 이런 방안을 내놓기만해서 이미 행사된 풋옵션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FI들이 이를 검토해 풋옵션 행사를 철회하는 대신, 상장조건과 상장 미해결시 보장방안이 담긴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교보생명은 IPO 주관사로 뽑은 크레디트스위스 등이 내놓는 상장관련 보고서를 받아 든 이후에 논의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FI들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IPO 약속이 시행되지 않은만큼 소송 불가 방침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난 8월 선정된 주관사 두 곳의 IPO 관련 보고서가 다음 달에 나올 예정" 이라며 " 이 보고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IPO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계획"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