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생태계 구축 분주한 삼성전자…PC사업부 운명은?
입력 2018.11.21 07:00|수정 2018.11.20 17:23
    수요 줄어드는 PC 사업은 축소나 매각 예상
    TV는 프리미엄 수요 늘며 중요성 커져
    냉장고는 향후 IoT 허브 역할 할 것
    M&A 전략도 IoT 플랫폼 구축에 맞춰질 것
    • 삼성전자의 PC사업부 매각 가능성 또는 필요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과거 경험상 시장 지위가 애매하면서 연계 효과도 크지 않은 제품군은 과감하게 정리한 사례도 있는데다, 향후 성장성 마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입지가 불안정한 PC사업 자리는 TV, 냉장고 등 IoT(사물인터넷) 생태계의 핵심 제품 들이 차질할 것이란 관측이다.

      2012년 데스크톱 PC의 공공기관 조달시장이 중소기업적합 업종으로 분류되면서 삼성전자 PC사업부 매각설은 끊이지 않았다. 2016년 11월에는 M&A 시장에서 중국의 레노버가 삼성전자 PC사업부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당시 레노버는 삼성전자와 후지츠의 PC사업부 중 어디를 인수할까 고민하다 결국 후지츠를 선택했다.

    • 이후에도  PC사업 시장의 성장성이 정체되면서 삼성전자 PC사업 철수설은 끊이질 않았다.현재 삼성전자의 연간 PC 판매량은 320만대 수준이다. 2012년 한때 1500만 수준에 달하던 PC판매량은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미 2014년 유럽에선 PC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PC 관련 사업들의 매각은 차례 차례 진행됐다. 2011년 하드디스크(HDD) 사업을 씨게이트에 넘겼고, 지난해는 프린팅솔루션 사업을 HP에 팔았다.

      삼성전자는 5년만에 새로운 노트북을 출시하면서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는 있지만, 내외부에선 결국 파는 수순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올해는 셋톱박스 사업마저 내놓으며 규모와 상관없이 불필요한 부분은 매각하고 있다.

      다만 사업 자체가 너무 줄어들다 보니 사갈 곳도 마땅치 않고,  팔아봐야 손에 쥘 수 있는 매각대금도 크지 않다는 고민거리가 있다. 1조원에 매각한 프린팅 사업부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사업부라는 평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프린팅 사업부는 들어가는 소모품을 공급하기 위한 유통망을 판 것이라며 PC 사업팀은 자산이라고 해봐야 부품 조립 공장 정도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태블릿PC나 노트북처럼 휴대성이 높고 플랫폼으로서 가치가 있는 사업은 육성할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PC사업을 정리한다면 전체를 끊어낸다기 보다는 부가가치가 낮은 데스크탑 등 일부 제품군을 접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쪼그라든 PC사업팀의 자리는 냉장고, TV가 차지할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

      TV는 점점 대형화하고 고화질을 추구하는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고화질·대형화 전략을 펼치며 글로벌 시장에서 48분기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더 높다는 점에서 이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냉장고는 플랫폼 허브로서 가치가 더 크다. 24시간 전원이 켜져 있는 제품 특성상 IoT의 핵심 가전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개별적으로 팔던 가전용품을 냉장고를 중심으로 묶어 판매하는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북미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Dacor)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를 기반으로 이를 활용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사업에는 적극적인 M&A를 그렇지 않은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게 최근 삼성전자가 보이는 모습이다"라며 "이런 점에서 PC사업을 계속해 끌고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